<뉴욕(미국)=임민철 기자>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고급암호화(Advanced Crypto), 나노 장치(Nano Devices), 양자(Quantum).
IBM 연구조직의 수장이 꼽은 '미래 메인프레임을 위한 핵심 기술 4가지'다.
존 E. 켈리 IBM 수석부사장 겸 리서치 디렉터는 지난 8일 미국 뉴욕 메인프레임 50주년 기념행사장에 연사로 참석해 메인프레임의 미래를 위한 핵심 기술 4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IBM이 제공할 4가지 기술이 향후 메인프레임에 탑재돼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메인프레임이라는 통합시스템을 기계학습, 고급암호화, 나노컴퓨팅, 양자컴퓨팅 원리과 결합하는 계획의 윤곽을 제시했다.
그가 언급한 4가지 기술은 메인프레임의 핵심부품인 멀티칩모듈(MCM)에 담길 것으로 추정된다. MCM은 메인프레임 시스템의 기본 프로세서와 스토리지제어(SC)칩을 적재한 반도체 부품을 가리키는 용어다.
켈리 수석부사장은 이날 '메인프레임의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구형 메인프레임의 MCM에 들어가던 프로세서와 최신 메인프레임용 프로세서를 양 손에 꺼내들었다. 둘의 크기 차이를 강조한 것이다. 뒤이어 미래 메인프레임을 위한 핵심 기술 4가지 관련 내용이 언급됐다.
나노, 양자컴퓨팅은 칩의 물리적 크기를 줄이는 기술, 기계학습과 고급암호화는 프로세서 동작 원리나 기능과 관련된 기술을 각각 가리키는 용어다. 즉 메인프레임 진화의 핵심은 프로세서에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켈리 수석부사장은 4가지 기술을 놓고 이건 사이언스픽션(Sci-Fi)이 아니라 모두 IBM 내부에서 개발 중이며 향후 50년에 걸쳐 메인프레임에 적용될 기술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기술의 실용화 방안이나 도입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향후 출시될 메인프레임 신모델에 단계적으로 탑재, 상용화될 전망이다.
또 켈리 수석부사장은 사람들은 자신의 손끝에 놓이는 컴퓨터를 눈으로 볼 수조차 없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메인프레임은 그런 '제3시대 컴퓨팅' 환경에 꼭 맞춘 것처럼 적합한 존재가 된다고 강조했다.
제3시대 컴퓨팅 환경은 이날 그가 컴퓨팅 기술의 변화 양상을 3개 시대로 구분해 설명한 강연 중 언급된 표현이다.
그에 따르면 제1시대는 기계장치와 펀치카드로 이뤄진 표 계산기(Tabulating System)를 사용했던 1900년대 초까지를 가리킨다. 제2시대는 컴퓨터 언어, 데이터, 검색 동작을 활용해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시스템(Programmable System)이 활용되고 있는 1950년 중반 이후를 가리킨다.
제3시대는 최근 주목되고 있는 자연어 처리, 빅데이터, 디스커버리 등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진화된 인지컴퓨팅 시스템(Cognitive System) 개념이 알려지고 있는 현대를 가리킨다. 인지컴퓨팅 시스템은 3년전 등장한 IBM의 '왓슨'을 예로 들 수 있다.
켈리 수석부사장은 (메인프레임의 역할이) 제2시대에서는 시스템z의 무정지(unbreakable) 특성에 기반한 모든 컴퓨터들의 중추(backbone)였다며 3번째 시대는 통합이다, 인지시스템의 시대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의 발언이 메인프레임이 왓슨과 같은 인지컴퓨팅 시스템을 흡수해 나간다는 것인지, 통합을 위한 인지시스템은 기존 알려진 인지컴퓨팅 시스템과는 별개의 역할을 하기 위한 존재라는 뜻인지 분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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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프레임이 IBM의 유닉스 '파워' 시스템 기반으로 만들어진 왓슨의 역할을 흡수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미 IBM은 이번 메인프레임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주요 임원들의 발언을 통해 과거처럼 메인프레임이 유닉스의 뒷단을 연결하기 위한 기간시스템 역할에 그치지만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켈리 수석부사장의 표현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