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시장 홀로 남은 LGD…失보단 得

中 이어 소니·파나소닉도 패널 구매 행렬

일반입력 :2014/05/27 16:53    수정: 2014/05/28 10:11

정현정 기자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이 독자적인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에 홀로 남은 LG디스플레이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최대 경쟁사인 삼성이 OLED TV 시장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LG가 주도적으로 시장을 열어야하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자체 패널 양산이 어려운 해외 TV 제조사들과 손을 잡으면서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하반기부터 TV용 OLED 패널이 대량 양산 체제에 돌입하고 생산 수율 문제도 점차 해결되면서 OLED TV 활성화에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던 가격 문제를 극복할 수 있어 시장이 빠르게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부터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에 UHD(3840x2160) 해상도의 TV용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앞서 일본 현지 언론들은 소니와 파나소닉의 OLED 사업 철수설을 앞다퉈 보도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OLED 패널 독자 개발을 포기하고 해당 사업을 재팬디스플레이(JDI)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사는 지난해 이미 2012년부터 추진하던 OLED TV 패널 공동 개발 사업을 청산하기도 했다. 대형 OLED TV용 패널 생산 수율 등 채산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두 업체는 OLED 패널 사업을 포기하더라도 TV 완제품 사업은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두 업체는 OLED TV 사업 전략을 디스플레이 패널 자체 생산에서 패널 구매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아직 OLED TV 출시에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OLED TV를 출시하면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유비산업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소니와 파나소닉은 LG디스플레이에서 OLED 패널을 공급 받기 위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다만 이들 기업은 풀HD 패널 보다는 현재 TV 시장에서 주력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4K OLED 패널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미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에 이어 스카이워스, 콩카, 창홍 등 중국 TV 제조사에 OLED TV 패널을 공급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이달 초 노동절 연휴를 기점으로 중국 시장에 55인치 OLED TV를 출시했다.

남은 과제는 생산성 제고와 가격 경쟁력 확보다. 스카이워스가 출시한 55인치 OLED TV의 가격은 2만9천999위안(약 499만원)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출시한 OLED TV 가격인 5만4천999위안과 5만9천999위안 대비 절반 가량 저렴한 가격이지만 현재 주력 제품인 같은 크기의 LED TV와 비교해서는 4~5배 비싸다.

업계에서는 패널 대량 양산이 시작되고 여러 제조사들이 생태계에 가세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로 생산 단가가 급격히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8월 신규 8세대(2200x2500mm) OLED 공장인 M2 라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M2 라인의 월 생산능력은 2만6천장 수준으로 가동이 시작되면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패널 생산량은 현재의 4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가동률과 수율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공급 가능한 55인치 UHD OLED 패널은 약 10만장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기사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 수율이 80%를 기록해 원가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며 55인치 OLED TV 가격이 4분기부터 현실적으로 구매 가능한 수준까지 낮아지고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시장 확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업체들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UHD OLED 패널 수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일본 업체들의 패널 양산 포기가 LG디스플레이에는 결코 악재가 아니며 오히려 LG디스플레이에게는 대형 OLED 분야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