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아이패드 등장 이후 시장에 쏟아진 태블릿의 디자인은 거의 동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기 차이는 있지만 생김새는 모두 비슷하다. 전원 버튼이나 볼륨 버튼은 최대한 화면 밖으로 보이지 않도록 밀어내고 테두리(베젤)는 큰 화면을 살리기 위해 테두리를 최대한 줄였다. 무릎 위나 책상에 올려 놓고 쓰기는 편하지만 한 손으로 들고 쓰거나 세워 놓고 쓰기는 어렵다.
그나마 태블릿을 한 손으로 들고 쓸 때 화면 크기가 7인치나 8인치라면 큰 부담이 없다. 하지만 10인치를 넘는 태블릿은 한 손으로 잡고 오래 쓰기에는 꽤 무게감이 느껴지는데다가 자칫 잘못하면 떨어뜨리기도 쉽다. 세우거나 눕혀 쓰고 싶다면 따로 케이스를 사야 한다.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요가10 HD+(이하 요가10 HD+)는 배터리를 넣는 공간을 원통형으로 만들어 손잡이와 받침대 역할을 하게 만들어 디자인 차별화를 꾀한 제품이다. 한 손으로 들고 다니거나 눕혀 쓰기 좋고 내장된 받침대를 펼치면 스탠드로 쓸 수 있도록 했다.
■편의성은 그대로 “가독성 높였다”
이 태블릿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2013년 11월 출시된 태블릿 ‘아이디어패드 요가10′에서 디스플레이 해상도를 끌어올린 제품이다. 제품을 가로로 세웠을 때 아래로 오는 원통형 부분에 배터리와 킥스탠드를 넣어 세우거나 눕혀 쓸 수 있도록 만든 것도 같다. 크기는 가로 26.2cm, 세로 18cm로 A4 용지 한 장에 완전히 가려진다. 무게는 603g에서 626g으로 조금 더 무거워졌지만 손으로 들었을 때 차이를 느끼긴 힘들다.
오히려 확 차이가 느껴지는 것은 바로 화면이다. 전작인 요가10은 1280×800화소 IPS 디스플레이를 썼는데 크기에 비해 세밀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요가10 HD+는 1920×1200화소 IPS 디스플레이로 화면을 교체했다. 디스플레이 품질을 따지는 기준으로 흔히 쓰이는 ppi(인치당 화소수)를 보면 요가10이 149ppi, 요가10 HD+가 224ppi로 1인치당 화소가 100개 가량 더 들어갔다. 긴 웹페이지를 읽거나 전자책, 만화를 볼 때 가독성도 훨씬 높아졌다.
해상도를 높이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도 더 성능이 높은 것으로 바뀌었다. 요가10은 미디어텍 MTK8125(1.2GHz), 요가10 HD+는 퀄컴 스냅드래곤 400(1.6GHz)을 썼다. 둘 다 코어가 4개고 풀HD 화면을 쓸 수 있지만 전반적인 성능은 스냅드래곤 400이 더 뛰어나다. 하지만 잠금 해제나 화면을 넘길 때 등 체감 속도는 해상도가 비슷한 다른 태블릿과 비교하면 썩 인상적이지는 않다. 지연이 심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화면이 큰 탓에 더 민감하게 느껴진다. 색상은 파란색이 약간 연하게 느껴지는 것을 제외하고 큰 차이가 없다.
■메모리·저장공간 두배로 “음질 만족”
디스플레이 이외에 메모리와 저장공간도 크게 늘어났다. 게임이나 동영상/사진 촬영 등 메모리를 많이 쓰는 앱을 메모리가 1GB 달린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강제종료나 오류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요가10 HD+는 메모리를 2GB, 저장공간은 32GB로 늘렸다. 전체 저장공간은 26.16GB인데 초기화와 업데이트를 마친 상태에서 쓸 수 있는 공간은 약 24GB다. 모바일 오피스 앱과 웹브라우저 앱이 기본설치되는데 필요 없다면 지울 수 있다. 마이크로SD카드 단자는 킥스탠드를 젖히면 나오는 뚜껑을 열고 끼우면 된다. 비어 있는 옆의 단자는 유심칩을 꽂기 위한 자리지만 한국에는 와이파이 버전만 출시됐다.
태블릿 스피커는 화면을 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대부분 뒤에 달거나 화면 바로 아래에 다는 경우가 많다. 공간 확보에는 좋지만 귀에 소리가 직접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높여야 한다. 스테레오 스피커가 아닌 모노 스피커만 달리는 경우도 많다. 요가10 HD+는 화면 바로 아래에 스테레오 스피커를 달아 소리 전달력을 높였다. 돌비 기술로 녹음된 영화를 볼 경우에는 음장 기술을 활성화해 더 나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스피커 크기는 작지만 혼자서 음악이나 동영상을 즐기는 데 큰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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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스탠드를 접은 상태에서는 리더 모드로 작동하는데 배터리를 담은 원통형 부분이 손잡이처럼 손아귀에 잡힌다. 한 손으로 평평한 화면을 잡고 있을 때보다 손의 피로도 덜하고 훨씬 안정적이다. 무게중심도 손잡이 쪽으로 쏠려 잡기 쉽다. 이 상태에서 책상 등 평평한 곳 위에 올려 놓으면 틸트 모드로 작동하는데 스크린 키보드를 누르기 적당한 각도를 만들어 준다. 킥스탠드를 펼치면 스탠드 모드가 되는데 지지대 면적이 제법 넓고 무게가 600g이라 화면을 가볍게 밀거나 터치해도 태블릿 본체가 밀려나지는 않는다.
요가10 HD+는 따로 액세서리 없이 태블릿 본체를 세워 쓰거나 눕혀 쓸 수 있다. 한 손으로 화면을 잡고 쓸 때도 더 편안하다. 하지만 이런 디자인 탓에 거꾸로 가방에 넣을 때 배터리가 들어간 부분이 튀어나오고 제품을 넣을만한 케이스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흠이다. 성능이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넘길 때 지연이 느껴지는 것도 아쉽다. 가격은 40만원 전후로 화면 크기와 저장장치 용량이 비슷한 태블릿 중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