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른 나라보다 한 달 이상 늦은 오는 15일 일본에 갤럭시S5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NTT도코모와 KDDI(AU) 등은 15일부터 갤럭시S5를 판매할 예정이다. 수일 전에 초기 물량 입고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끄는 것은 주요국 가운데 왜 일본만 출시 일정이 늦어졌느냐는 점이다.
업계는 일본의 자국 폰 우대 정책과 까다로운 현지화 요구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제조사보다 통신사 일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 통신사는 여름 공략용 스마트폰 여러 종을 이달 중순 수일 간격으로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이 일정에 맞춰야 했던 것이다.
이는 해외 제조사의 협상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해외 휴대폰 메이커가 일본 시장에 안착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갤럭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세계 1위에 올려놓은 브랜드다. 각국 통신사들은 갤럭시 신제품을 서로 먼저 출시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상황이 다른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갤럭시를 미리 정한 일정에 따라 동시 혹은 수일 간격으로 출시한다”며 “통신사 일정에 따라 다른 회사 제품들과 나란히 나와야하는 곳은 일본이 거의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그러니 다른 제조사는 말할 것도 없다.
이같은 상황은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세계 점유율과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6.9%로 5위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 대비 약 3%포인트 떨어진 기록이다. 일본에서 삼성은 소니와 애플은 물론 다른 두 일본 업체한테도 밀리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들한테는 일본 시장이 넘어야 할 큰 산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일본에만 유일하게 분홍색 갤럭시S5를 출시하는 것도 이를 돌파하기 위한 현지화 의지로 해석된다. 일본 소비자들의 성향을 조사해 특별히 만든 제품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같은 스마트폰이어도 새로운 색상을 추가하는 데 수개월이 걸려왔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공격적으로 일본 내 자체 유통망 확대에도 나섰다. 지난달 도쿄의 아키하바라와 유라쿠초 등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갤럭시샵’ 20개를 세울 계획이다. 전체 판매 제품들 중 갤럭시 브랜드만을 위한 매장을 일본에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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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갤럭시S5로 일본 점유율 10%대를 회복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일본은 중국과 미국 인도에 이어 세계 4위 규모 시장이어서 공략을 느슨하게 가져갈 수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 스마트폰 시장 공략 방안을 그간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며 “고객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체험형 마케팅을 비롯해 다양한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