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형 스마트폰 가격인하 경쟁이 국내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86만원 갤럭시S5’에 맞서기 위해 팬택과 소니가 신제품을 70만원대의 비교적 낮은 가격에 출시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제조사들은 주력 스마트폰에도 기존처럼 90만원 이상 가격을 매기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12일 팬택은 스마트폰 신작 베가아이언2를 이동통신3사로 78만3천원에 국내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가격은 팬택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베가시크릿업의 초기 출고가 대비 약 17만원 저렴하다. 최고급 부품과 기술력을 집약시키면서도 가격은 크게 내린 것이다. 팬택 측은 “베가아이언2 가격 책정을 놓고 깊이 고민해왔다”며 “우선은 월 20만대 정도의 판매량 목표를 맞추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8일 소니도 스마트폰 엑스페리아Z2를 한국에 79만9천원에 출시했다. 90만원 안팎의 해외 출고가 대비 10만원 정도 낮은 가격이다. 현재까지 엑스페리아Z2가 가장 저렴한 나라가 한국이다.
팬택과 소니의 스마트폰 가격 인하는 삼성전자 갤럭시S5에 대항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시장에서 예상해 온 ‘갤럭시S5의 효과’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3월 삼성전자가 갤럭시S 출고가로 86만6천원을 발표하자 경쟁사들은 가격 전략 재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가격 결정권을 지키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오늘 27일 하반기 주력 스마트폰 G3 공개를 앞둔 LG전자도 고민이 크다. 고급형 이미지 유지와 판매량 증대 사이에서 다양한 가격들을 거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전작 G프로2는 출고가가 99만9천900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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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5 뿐만 아니라 단말기 출고가를 내리라는 정부의 압박과 사회적 분위기도 휴대폰 업계에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 기류에 가장 재빠르게 맞추고 후발 주자들이 따라오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스마트폰 부품 원가가 올라도 제품 가격은 내려야 하는 상황이 굳어졌다”며 “기술 혁신보다는 빠른 판매량 증대를 위한 유통 전략이 더 중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