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실크로드의 출발점으로 유명한 중국 시안(西安)에 건설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2012년 9월 공사에 착수한지 1년 8개월 만으로 한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차세대 'V낸드' 양산을 본격화한다.
삼성전자는 9일 산시성 시안시에서 신규 메모리 반도체 공장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제품생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준공된 삼성전자 중국 메모리 반도체 공장은 지난 2012년 9월 기공식을 갖고 약 20개월 간의 공사기간을 통해 완성됐다.
단지는 총 34만5천평 부지에 연면적 7만평 규모로 건설됐으며, 공장 건설에는 총 70억달러(약 7조2천억원)가 투자됐다. 이는 삼성전자의 역대 중국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는 10나노급 3차원 수직구조 V낸드 메모리를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생산한다. V낸드는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형태로 쌓아올려 미세화 기술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간섭효과를 해결하면서도 집적도를 높인 제품으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기술이다.
이번에 시안에 건설된 반도체 공장은 반도체 공정의 핵심인 전공정 라인으로 중국에 건설된 첫 번째 전공정 생산라인이다. 삼성전자는 기존까지 쑤저우에 후공정 라인만 운영해왔다. 해외에서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 이어 두 번째다.
삼성전자는 추가로 5억달러를 투자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시안 반도체 공장 인근에 후공정(반도체 테스트 및 패키징) 라인도 건설 중이다. 이를 통해 완벽한 일관생산체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시안 메모리 반도체 공장의 가동으로 삼성전자는 한국(메모리·시스템반도체), 중국(메모리), 미국(시스템반도체)을 연결하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 3거점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10나노급 낸드플래시 제품의 듀얼 생산체계를 구축해 생산규모를 확대하고 고객사에 보다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글로벌 IT 기업들의 생산거점이자 세계 낸드플래시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중국 내에서 낸드플래시 제품을 직접 생산해 공급함으로써 시장과 고객에 더욱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
더불어 삼성전자와 시안에 동반 진출한 국내 협력사들도 글로벌 운영체제를 갖추며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V낸드는 국내 업체들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증착공정의 비중이 높다. 이미 현지에 진출한 국내 협력사들은 60여개사로 향후 100개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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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과거 시안에서 출발한 실크로드가 동서양 문명 교류의 핵심 역할을 했던 것처럼 한국과 중국의 협력으로 탄생한 이 곳 시안 공장이 '21세기 디지털 실크로드'의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권오현 부회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을 비롯해 자오쩡융 산시성 성위서기, 러우친젠 산시성 성장, 먀오웨이 공신부 부장, 쉬셴핑 국가발개위 부주임, 권영세 주중 한국대사, 전재원 주시안 총영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