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모바일 오피스SW 시대는 끝난 것 같다. PC로 봐야 할지 모바일로 봐야 할지 모호한 태블릿에 대해선 저마다 가격정책을 달리하고 있지만 적어도 스마트폰에 대해서 유료 정책을 고집하는 오피스 업체는 없다.
무료 오피스 경쟁에 처음 불을 지핀 건 애플이다. 지난해 9월 최신 운영체제 iOS7을 발표하면서 오피스프로그램인 ‘아이웍스’를 무료화 한다고 발표했다. 단 두 달 만에 구글도 인수한 오피스 스위트 프로그램 ‘퀵오피스’를 구글드라이브와 통합하고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PC 오피스 강자인 MS도 애플과 구글의 무료 공세에 대응하고자 올해 3월말 스마트폰용 오피스모바일을 공짜로 풀었다. 국내 오피스 업체인 인프라웨어 마저 원래 유료 앱이었던 폴라리스 오피스를 최근 무료화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에서 사실상 유료 오피스는 의미가 없어졌다.
업체들이 모바일에서 오피스를 공짜로 제공하는 이유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등의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생태계로 사용자들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크다.
오피스 앱들이 보통 19달러(약 2만원)로 비싼 편이었기 때문에 업체들의 속내가 어찌됐건 소비자들 입장에선 오피스 무료화가 반갑다. 특히 업무 특성상 이동이 잦은 직장인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5인치 남짓한 스마트폰 화면에서 뷰어 기능이면 충분하지 편집까지 할 일 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클라우드 드라이브와 함께 사용하면 꽤나 유용하다. PC에서 작성한 문서를 불러와 검토하고 간단히 수정하는 것만으로 이동 중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 충분하다. 또 이동 중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문서 개요를 짜고 메모하듯 작성한 뒤 PC에서 다시 불러와 살을 붙이는 식으로 활용하면 업무효율을 높이는 데 모바일 오피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오피스가 가장 좋을까? 클라우드 지원과 문서 호환성, 편집 기능 등을 두루 갖춰야 할 것 같다. 안드로이드와 iOS 스마트폰에서 모두 사용가능한 무료 오피스 앱 3종의 장단점을 각각 살펴봤다.
■ MS 오피스모바일
MS 오피스모바일은 원래 오피스365를 매달 일정금액을 내고 사용하는 서브스크립션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앱이었다. 무료로 다운 받을 순 있지만 오피스365 사용자가 아니면 기능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유료 앱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지난 3월부터 MS가 모든 스마트폰에서 아무 조건 없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풀었다.
오피스모바일 앱을 보면 MS는 스마트폰 오피스는 최대한 단순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복잡한 기능은 최대한 빼고 MS오피스 문서를 불러와 간단히 편집할 수 있는 기능만 담았다. 워드는 간단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텍스트 입력 위주로 기능이 구성됐다. 사진이나 표 삽입은 불가능하다. 텍스트 꾸미기 도구도 다른 오피스에 비해 다소 단출하다. 색상 바꾸기와 폰트 크기조절 정도가 가능하다.
새 문서 만들기 기능은 워드와 엑셀스프레드시트만 가능하다. 파워포인트 새 문서 만들기는 불 가능하다. 파워포인트는 문서는 불러와서 읽을 수 있지만 수정은 텍스트만 가능하다.
MS오피스 포맷과 PDF 파일을 불러올 수 있다. 워드의 경우 복잡한 문서를 불러올 때는 어려움이 있다. 머리글과 차트, 이미지가 들어간 복잡한 문서를 PC에서 원드라이브에 올려 모바일로 편집하려고 할 때 제대로 불러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MS 오피스모바일은 기본 7GB 용량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저장소 '원드라이브'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원드라이브에서만 파일을 불러올 수 있고 저장도 원드라이브에만 가능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 구글 퀵오피스
퀵오피스는 원래 19달러에 판매하던 유료 앱이었다. 구글이 인수 한 후 구글드라이브와 연동시키고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퀵오피스 이외에도 구글 드라이브에서 문서 편집 기능을 따로 때어 구글 닥스(워드), 구글 시트(엑셀)라는 웹기반 오피스를 보유하고 있다. 조만간 구글 슬라이드도(파워포인트) 제공할 계획이다. 구글 닥스와 시트에서는 웹기반으로 작성된 문서만 열어서 편집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더 포괄적인 기능을 가진 퀵오피스의 기능을 살펴봤다.
구글 퀵오피스는 MS모바일오피스보다 더 풍부한 문서 작성 기능을 가지고 있다. 문서에 표 그리기와 사진 삽입이 가능하고 글꼴, 단락, 표 편집, 스타일 등 꽤 풍부한 꾸미기 도구를 제공한다. 작은 화면에서 편집하다 보면 실수 하기 쉬운데 이전으로 한 단계 되돌리기 기능도 있어 유용한다.
하지만 구글 드라이브에서만 문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은 역시 아쉽다. 단 MS 오피스모바일과 달리 스마트폰 드라이브 저장소에서 문서를 불러오고 저장할 수는 있다.
문서는 MS오피스 오픈포맷인 docx, pptx, xlsx로 저장된다. 구글 닥스에서 작성한 온라인 문서도 물론 불러오고 편집이 가능하다.
워드의 경우 머리글, 표, 사진 등이 들어간 복잡한 문서에서 머리글을 제외하고 비교적 잘 문서를 불러왔다.
■ 인프라웨어 폴라리스 오피스
폴라리스 오피스도 원래 19달러에 판매되던 유료 앱이었다. 지난 4월부터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프리미엄 유료버전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무료 사용자는 3개 기기까지만 연동해서 쓸 수 있지만 유료 버전에선 5개 기기까지 가능하고 클라우드 저장 용량과 타 클라우드에 문서 저장 기능 등으로 유료버전과 무료버전의 차이를 뒀다.
3개 오피스 중 문서 작성 기능은 가장 강력하다. 워드에서 사진과 표 추가는 물론 도형, 차트, 기호 삽입도 가능하다. 꾸미기 기능도 풍부하다. 글꼴(글씨체, 크기, 색, 효과), 단락(맞춤, 글머리 기호, 줄간격, 단락 앞 간격, 텍스트방향), 스타일 등을 제공한다. 문서 작성시 한 단계 되돌리기와 한 단계 앞으로 가기 기능도 포함돼 있다.
문서 저장 포멧 docx, pptx, xlsx로 MS오피스를 따르고 있다. MS와 구글 모바일 오피스와 달리 한글 문서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단 한글 문서 편집은 불가능하다.
PC에서 불러온 문서를 폰에서 보여주는 호환 능력도 가장 좋았다. 머리글, 표, 사진 등이 들어간 워드 문서에서 머리글까지 그대로 불러와 편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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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접속해 문서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MS원드라이브, 드롭박스, 구글드라이브 등 다양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계정에 접속해 문서 불러 올 수 있다. 스마트폰 기기 내 저장공간에서 문서를 불러올 수도 있다.
단 저장은 타 클라우드에 할 수 없다. 폴라리스 자체 클라우드 저장소에만 저장 가능하지만 무료 버전에선 단 100MB~400MB 저장공간만 제공한다는 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