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일본 판매가 시작된 ‘플레이스테이션4’(PS4)의 초반 실적이 닌텐도 ‘위유’(Wii U)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작인 PS3가 초반의 부진을 딛고 다양한 인기 타이틀이 출시되면서 성장했듯 PS4도 같은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거처럼 뒷심을 발휘하기에는 여러 변수가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외신 올어바웃은 PS4가 출시된 첫 주 판매량이 약 32만대였고, 닌텐도 3DS·PS비타·위유 역시 같은 기간의 판매량이 30만대 가량에 머물렀다는 지난 기사를 언급했다.
이에 외신은 출시와 동시에 게임기를 구매하는 팬들의 수요가 30만 명 정도가 되는 것으로 계산하고, 초반 수요가 이와 유사할 경우 어떤 하드웨어 기기라도 정체되는 것에 경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PS4도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일본 출시 약 2개월이 지난 현재 PS4의 성적은 어떨까. 결과는 사실상 실패작으로 평가받는 닌텐도 위유보다도 뒤진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9주 동안 PS4는 일본에서 약 53만대 판매됐는데, 이는 위유가 처음 나와 9주 동안 팔린 77만대보다 크게 모자란 성적이다.
물론 위유는 출시 시점이 크리스마스 등이 있는 12월에 출시됐고, PS4는 시즌 특수를 노리기 힘든 2월에 출시됐다는 점에서 초반 점수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닌텐도가 전통적으로 연말연시에 강한 브랜드라는 점이 위유 판매 실적에 강하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비교 대상을 바꿔 PS3에 비해 PS4의 성적은 또 어떨까. 두 기기 초반 성적은 엇비슷하다. 오히려 PS3는 출시 첫 주 판매량이 고작 9만대에 그쳤다. 하지만 출시 날부터 9주 때까지 판매 기록을 보면 PS3 판매량은 53만대로 PS4와 거의 같다. 휴대용 기기인 PS비타가 같은 기간 55만대 판매된 것과 비교해도 세 기기의 차이는 크지 않다.
위유가 PS4보다 출시 초반 더 치고 올라간 비결은 시즌 특수도 있지만 ‘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U’와 ‘닌텐도 랜드’ 등 자사 타이틀 공급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반대로 PS 진영은 서드 파티 타이틀(별도의 개발사들이 내놓은 제품)과 함께 기기 판매량을 늘려가는 전략이기 때문에 판매 실적이 서서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기기 판매량을 단번에 늘려주는 자사 타이틀이 적은데, 특히나 출시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점에서 PS4는 PS3와 같은 전철을 밟아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PS3는 어떻게 침체기를 뚫고 성공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까. 외신의 설명에 따르면 PS3 인기 타이틀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거의 없었다. 대작으로 손꼽히는 게임이라고 하면 약 70만 개 팔린 ‘메탈기어솔리드4 건스 오브 더 패트리어트’뿐이었다. 이 때까지도 PS3는 절망적인 성적표를 받은 상태였다.
외신 설명에 의하면 PS3가 살아나기 시작한 시점은 2009년 가을 가격 인하와 신형 모델 투입이 이뤄진 때부터였다. 또 연말 판매 경쟁에서 ‘파이널판타지 13’ 출시가 맞물리면서 폭발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하기 시작해 1천만대 까지 치솟았다.
결국 PS4도 PS3처럼 신형 모델의 등장과 가격 인하, 훌륭한 서드 파티 게임들이 받쳐주면서 뒷심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외신은 또 PS3와 PS4가 다른 점도 있다고 소개했다. 먼저 PS4가 해외에서 매우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PS3 시절에는 닌텐도 위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북미를 중심으로 X박스360이 주요 게임 이용자를 장악하는 형태였다면, PS4는 위유와 X박스원 등을 제치고 당당히 세계 콘솔 게임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PS4는 현재 누계 판매 수가 전 세계적으로 700만대를 돌파했으며, X박스원의 상품 출하 수는 5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는 PS4가 700만대 팔렸고, X박스원이 500만대 생산됐다는 뜻으로 두 기기의 실제 판매량 격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일본에서만큼은 PS4의 고전이 분명하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또 앞으로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PS3가 출시될 때만 해도 콘솔 게임기가 주류를 이뤘지만, 현재는 휴대용 게임기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확대되면서 많은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 지속적인 콘텐츠 공급과 대형 타이틀 출시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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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유는 ‘마리오 카트8’, ‘대난투 스매쉬 브러더스 위유’ 등 대형 타이틀 출시를 앞두고 있고, 올 9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X박스원을 일본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올해 말에는 콘솔 게임기 경쟁이 본격 시작된다.
그럼에도 외신은 일본 콘솔 게임 시장이 승자 없는 구조로 시들어버릴 수 있는 위기 상황이 올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에 PS4가 끈기를 갖고 시장을 확대하고, 전체적으로 잠잠한 콘솔 게임기 시장을 확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