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 싸움으로 인해 중국 경쟁사들이 반사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30일(현지시간) WSJ는 삼성전자-애플 특허침해 소송의 승자는 이들의 경쟁사라고 분석 보도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눈에 띄게 영향력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신문이 인용한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합은 2년 전 55% 이상이었지만 올해 1분기 47%로 떨어졌다.
또, 삼성전자의 1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이 31.2%로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떨어졌는데 지난 2009년 4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애플 역시 연간 순이익이 지난해 10여년 만에 처음 줄어들었고, 아이폰의 지배력도 전만 못하는 등 성장 속도가 느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SA는 중국 화웨이가 지난해 1분기 3.1%였던 점유율을 올해 1분기 3.5%로 0.4포인트 올렸다고 발표했다. 증가폭이 소폭으로 보이지만 삼성전자 점유율이 떨어진 가운데 나온 기록이어서 주목할 만하다.
TCL-알카텔, 쿨패드,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업체를 필두로 한 하위 업체들의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7천360만대로 점유율이 42.6%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성장 침체에 빠진 선진시장보다 신흥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이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저가 중국 제품들이 이미 활발하게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스마트폰의 평균 가격은 335달러로 18% 하락했는데 올해는 8% 더 떨어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삼성전자-애플 소송의 승자가 시장 영향력 감소에 따른 타격을 만회할 정도로 큰 이득을 챙기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1차 소송에서 9억3천만달러(약 9천598억원)를 배상하라는 최종평결을 받았는데 이는 애플의 1주일치 순익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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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WSJ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법정에서 다투는 이해관계는 놀라울 정도로 사소한 것”이라며 “서로 소송 과정에서 폭로한 내부 자료 때문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투자회사 파이퍼제프리의 애널리스트 진 먼스터도 “(특허소송은) 시간낭비”라며 “소송은 기술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입증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