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자보 "어쩔 수 없는 어른 되지않겠다"

사회입력 :2014/04/22 16:46

온라인이슈팀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이 모인 진도 실내체육관 입구에 붙은 자원봉사 여대생의 대자보가 화제다. 어쩔 수 없는 어른이 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기성세대의 무능력과 무책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22일 진도 실내체육관 입구에는 자원봉사 중인 여대생이 붙인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는 재난사고 어쩔 수 없었다, 무능해서 어쩔 수 없었다, 기자가 경찰이 직업이라 어쩔 수 없었다, 아는게 없어서 어쩔수 없었다, 돈이 많이 들어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살려면 어쩔 수 없었다, 내 나라가 대한민국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나열한다.

이어 세월호는 소시민의 거울상이다. 책임을 다한 사람들은 피해를 보고 결국에 이기적인 것들은 살아남았다며

나는 이 나라에서 내 소중한 사람들은 보호할 수 있는가? 억울하고 분하다고 적었다.

이어진 대자보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지위고하 막론하고 단계별로 책임을 묻겠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현정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수많은 사람의 생명이 달린 직업에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게 맞냐고 먼저 묻고 싶다며 몇백명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직업에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그런 사회를, 무책임한 사회를 만든 우리가 '그 1년 계약직 선장'에게 책임에 대해 묻는 것은 그야말로 책임전가이며 책임회피는 아닐는지라고 꼬집었다.

또한 세월 따위로 이 많은 사람들 보내려니 마음이 아려온다며 또 내가 이런 참담한 세월을 몇십년 더 보내려니 착잡한 마음이 끝까지 올라온다고 밝히고 더 이상의 인명 피해 없이 무사귀환 간절히 바라고 바란다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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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를 작성한 여대생은 친구의 동생이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으로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세월호 대자보,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찔린다, 대자보를 읽으며 나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지 부끄러워졌다, 나만 손해보지 않으면 되고, 남들이야 어찌되든 나몰라라, 부끄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