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박물관 핵심 전시물은 무엇?

일반입력 :2014/04/21 14:06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21일 수원디지털시티에 문을 연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은 1700년대 세계 최초 축전지부터 최신 커브드 UHD TV까지 전자산업 혁신의 역사와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소다.

단순히 기업의 제품을 소개하는 홍보관이 아닌 전자산업 전반의 역사를 총망라한 공간으로 박물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초기 전자산업의 씨앗과 같은 귀중한 사료 150점을 실무과 함께 투명디스플레이와 관람객에 반응하는 멀티미디어 등 각종 첨단기술로 재구성해 ‘살아있는 전자산업 교육장’ 역할을 하게 된다.

SIM에 들어가면 2층 입구 벽면에 46인치 상업용디스플레이(LFD) 32대로 구성된 ‘무빙 디스플레이’가 11m 높이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인사하는 창(Greeting Window)’이라고 불리는 이 디스플레이는 개별 LFD가 수직·수평으로 이동하거나 회전하며 환영의 인사말이나 방문하는 유명인사의 사진 및 활동사항을 거대한 액자처럼 보여준다.

SIM 관람이 시작되는 1전시관 입구 벽면에는 인류문명의 발전 과정과 삼성전자가 꿈꾸는 혁신을 주제로 한 영상이 상영된다. 영상이 끝나면 스크린 벽면이 부분별로 갈라지면서 SIM 내부로 통하는 문이 열린다.

‘발명가의 시대’라는 주제로 꾸며진 1전시관에서는 초기 에디슨 전구를 비롯해 최초의 축전지인 라이덴병, 마르코니의 초기 무선전신기, 에디슨의 백열등, 제너럴일렉트릭(GE)의 초기 냉장고, 메이태그의 초기 대량생산 세탁기, 최초의 휴대폰 등 약 150점의 전자산업 초기 진귀한 사료를 당시 모습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테마별로 천장에 매달린 5개의 원뿔형 전시공간 아래로 들어가면 머리 위에 스크린을 통해 각 제품의 발명이야기를 영상과 함께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다. 또 각 사료 앞에는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던 46인치 투명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이를 직접 터치하면 각 사료에 대한 정보와 에피소드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기를 저장하는데 성공한 라이덴병을 실물 그대로 볼 수 있다. 1745년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의 물리학자 반 뮈스헨브루크와 독일의 에반트 폰 클라이스트가 발명한 이 축전지는 과학자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전기실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천재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 만든 1890~1900년대 전구들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백열등은 이미 1860년에 등장했지만 에디슨은 철저히 상용화에 주안점을 두고 오래 가는 필라멘트를 찾기 위해 수 천번의 실험을 반복한 것으로 유명하다.

무선통신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탈리아 굴리엘모 마르코니의 무선통신장치 ‘마기’도 볼만하다. 마르코니는 1896년 이 장치로 3km 거리까지 무선으로 신호를 보내는데 성공했다.‘라디오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구 디 포리스트가 1907년 개발한 3극 진공관은 라디오 신호를 수신하는 것은 물론, 신호를 증폭하는 기능도 추가해 당시 전화나 전신, 라디오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제시했다.

또 1910년 이후 현대 세탁기, 냉장고, TV 등의 모태가 된 대형 가전 제품들도 대거 전시됐다. 미국 메이태그일렉트릭사가 1911년 대량 생산에 들어간 전기모터 세탁기는 외형을 나무로 만들었고 당시 여성들이 가사에서 벗어나 사회에 진출하는데 일조했다. GE가 1929년 생산한 ‘모니터톱’ 냉장고는 대량 생산과 함께 ‘밀리언셀러’를 기록, 가정용 냉장고 시대를 여는 역할을 했다.

1전시관에서는 현대 통신의 기초가 된 초창기 라디오 진품들도 다수 살펴볼 수 있다. 1920년대 라디오의 대중화를 주도한 미국 톰슨휴스턴사의 ‘비쥬(Bijou)’ 모델, 1954년 세계 최초로 트랜지스터를 증폭 소자로 썼던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사의 ‘리젠시 TR-1’ 라디오가 전시됐다.

TV 부문에서는 최초의 대량 생산 TV로 꼽히는 RCA의 ‘630TS’ 모델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1946년 생산한 10인치 화면크기의 이 제품은 첫 해 1만대가 팔리며 대대적인 인기를 끌었다. SIM은 또 컬러 TV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 RCA의 1954년 ‘CT100’ 모델도 소장하고 있다.

‘워키토키(Walkie-Talkie)’라는 말로 익숙한 초기 무전기 ‘SCR-300’ 모델은 모토로라의 전신인 갤빈매뉴팩처링에서 1940년 생산해 군사용으로 쓰였다.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등장하는 모습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이와 함께 SIM에서는 세계 최초의 휴대폰과 스마트폰 모델도 모두 볼 수 있다. 지난 1983년 모토로라가 선보인 최초의 휴대폰인 ‘다이나택 8000X’, IBM와 벨사우스가 공동 개발한 최초의 스마트폰 ‘사이먼 퍼스널 커뮤네이터’ 등에도 관람객들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세계 최초 통신기로 꼽히는 1844년 모스 통신기 등 일부 전자산업 초창기 제품들은 실물처럼 재구성해 관람객들이 당시 상황을 체감해볼 수 있도록 했다.

‘기업혁신의 시대’라고 이름 붙인 2전시관으로 이동하면 반도체존, 디스플레이존, 모바일존 등 3개의 공간에서 오늘날 전자산업의 주축을 이루는 3개 산업의 발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반도체존에는 전자산업 전체를 우주공간으로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됐다. 조형물 표면에는 수많은 별자리가 유영하고 있는 영상이 흐른다. 반도체를 상징하는 이 별자리들을 관람객들이 터치하면 별무리를 이루면서 반도체가 쓰이는 자동차, 휴대폰 등 산업 분야를 표출한다. 이후 각 산업에서 반도체가 어떻게 쓰이는지 세부적으로 보여주는 식으로 관람객과 교감하며 정보를 전달한다.

모바일존에서는 관람객에 반응하는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 일상의 커뮤니케이션을 상징하는 한쪽 벽면에 다양한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걸려있는데, 하나의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얼굴표정을 인식해 관람객이 웃으면 나머지 작은 화면 속 인물들도 따라 웃는 걸 볼 수 있다.

둥그런 형태의 ‘갤럭시 볼(Ball)’도 눈에 띈다. 주변에 있는 4대의 ‘갤럭시노트 프로 10.1’에 S펜으로 글자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볼 중앙의 대형 영상으로 해당 글과 그림이 볼 안으로 빨려들어가면서 멋진 캘리그라피(아름답고 개성있는 글자체)를 연출한다.

‘창조의 시대’라는 주제로 전자산업의 미래를 담은 3전시관으로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SIM 영상관에는 UHD급 해상도 영상을 보여주는 가로 22m, 세로 4m 크기의 초대형 커브드 스크린이 설치돼있다. 천장에 있는 지름 6.2m의 돔 스크린, 7.1채널 입체음향이 어우러진 첨단 멀티미디어를 경험할 수 있다.

관련기사

삼성전자가 꿈꾸는 미래상을 보여주는 영상 말미에는 수많은 ‘소망의 등불’이 웅장한 음향과 함께 등장해 커브드 스크린에서 하늘로 올라가면서 돔 영상과 만나 별빛처럼 반짝이는 것이 이 영상관의 백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IM은 전자산업의 시초와 역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커브드 UHD TV, 갤럭시S5처럼 현재의 최신 스마트 기기와 스마트홈을 비롯한 미래형 서비스까지 선보인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첨단기술의 집합소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