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방송통신위원회가 끝내 여권 추천위원 3명만으로 첫 회의를 시작했다. 야당 추천 위원 한 명은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고 있고, 다른 한 명은 회의 개최를 반대로 불참했다.
여야 추천위원의 토론과 합의로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제 기구라는 방통위 취지가 무색케 됐으며, 야권 의견을 모두 무시했다는 거센 비판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16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방통위 14차 전체회의에는 청와대와 여당 추천을 받은 최성준 위원장과 허원제 상임위원, 이기주 상임위원 3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진행됐다.
그러나 야당 추천 상임위원인 김재홍 위원은 위원 구성이 제대로 안 됐다는 이유로 불참하고, 나머지 한 명 야권 추천 위원은 대통령이 임명을 하지 않아 참여할 수 없게 됐다.
방통위 사무국은 회의 시작에 앞서 “재적인원 과반수가 참석,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의를 주재하는 최성준 위원장은 “상임위원 한 명이 임명되지 않았지만 현안이 산적해 국민을 위해 정책을 추진하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쩔 수 없이 현 상태에서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기관 사례를 보더라도 위원 5명이 모두 임명돼야 회의가 개최되는 것은 아니다”며 “2기 방통위 임기 만료 이후 20일이나 업무공백이 있어 비록 위원 한 분이 안계시지만 충분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재홍 상임위원의 회의 불참은 예견됐다.
김 위원은 지난 14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5명의 상임위원이 정상적으로 임명된 뒤 공식 회의를 열어야 하고, 위원회의 의결이 필요없는 통상적 업무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통위 설치법 취지에 따라 합의제 기구 정신을 갖춰야 하지만, 야당 추천 위원 한 명이 빠진 가운데 충분히 균형잡힌 논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게 김재홍 위원의 의견이다.
김재홍 위원은 이날 “야당 추천 위원 중 남은 한명과도 합의를 하기는커녕 회의 개최를 정면 반대한 호소를 일고의 가치도 인정하지 않고 무시했다”며 “최성준 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합의제 운영 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방통위의 파행 운영에 대한 반발 분위기는 방통위 외부에서 확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최소한의 형식과 절차마저도 무시하는 ‘폭주 역주행 위원회’로 굴러 떨어질 위기에 처하고 말핬다”며 “향후 3년 동안 대한민국 방송통신 정책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고 민감한 현안을 여권 추천 인사만으로 결정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 오른 보고 및 의결 안건은 방통위 3기 정책과제 마련을 위한 TF구성, 방통위 산하 11개 법정위원회 구성,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율 조정, 방통위 부위원장 호선 등 굵직한 사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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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위원은 고삼석 상임위원 내정자 임명 전까지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무국이 진행하는 사항에 대한 의견 조율만 하고,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위원회의에서 3대 1의 여야 추천 구조로 거수기 역할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고삼석 내정자의 임명 여부와 3기 방통위의 파행 운영의 지속 기간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