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 권리를 보호하고 현행 저작권 법 문제를 둘러보기 위한 토론회가 개최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에 걸쳐 저작권 토론회를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세미나는 현행 저작권 제도가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제도인지, 제도 취지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재검토하고 국회에 산적해 있는 저작권법 개정안의 심층 분석을 위한 연중 행사로 기획됐다.
오픈넷과 국회의원 박혜자 의원실, 배재정 의원실,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교육문화위원회, 진보네트워크센터, 정보공유연대 아이피 레프트(IP Left),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가 함께한다.
16일 첫 토론은 저작권 침해죄 개정을 주제로 한다. 그간 저작권법이 합의금 장사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청소년들을 범죄자로 모는 현행 저작권 침해죄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본다는 취지다.
현행 저작권법 상 저작권 침해죄는 권리자에 대한 피해 규모나 침해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형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오픈넷은 2008년 이후 저작권 침해죄가 합의금 갈취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저작권 침해 사범이 급증했고, 특히 청소년 범죄자가 양산되고 있다고 봤다. 또한 최근 법률소비자연맹에서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원 270명을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발하는 등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를 해결안으로는 ▲권리자에 대한 피해 규모나 침해의 경중을 가려서 경미한 침해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와 ▲이를 위해 박혜자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대표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을 다룬다. 박혜자 의원안은 저작권 침해죄를 피해 규모가500만 원(소매가격 기준)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남희섭 오픈넷 이사가 박혜자 의원 개정안의 취지와 중요성에 대해 대표 발제를 할 예정이며, 포털 카페에서 저작권 침해로 고소당한 사람들을 상담해주고 있는 구주와 법무법인 에스엔 변호사가 관련 사례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의 이규홍 부장판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사법기관 법제도연구실 팀장인 탁희성 박사, 한국저작권위원회 법제연구팀 김찬동 팀장 및 정진근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전문가 패널로 참석한다.
둘째날인 17일에는 창작자 보호법인 ‘백희나 - 조용필 법’ 마련을 논한다.
저작권자에게 불리하게 체결된 계약을 해당 저작물이 상업적 성공을 거둔 이후에 계약 내용을 변경하거나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이른바 ‘백희나-조용필’ 법을 도입하기 위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권 계약을 전적으로 개인에 맡기고 계약 당사자 사이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단은 거의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한다.
저작권 계약의 구매자가 얻은 수익과 개인 창작자가 받는 보상 사이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경우 이를 보정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 작가가 불리하게 체결된 저작권 계약, 이른바 ‘매절’ 계약 때문에‘구름빵’의 상업적 성공은 출판사가 독차지하고 정작 창작자인 백희나 작가는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한 것이 한 사례다.
가수 조용필도 불리하게 체결된 저작권 계약 때문에 자신의 대표곡인 ‘단발머리' 등 31곡에 대한 저작권(배포권, 복제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해 오랜 기간 법정 분쟁을 벌였고, 최근 계약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해 저작권을 되찾은 사례도 같은 맥락이다.
방송물의 외주제작사도 저작권을 방송사에게 전부 양도하고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토론에서는 창작자를 보호하겠다는 저작권 제도가 창작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의 역설을 바로잡기 위한 방안으로 ▲저작권 계약 이후 저작물이 상업적 성공을 거둔 경우 창작자가 저작권 계약 내용의 수정할 권리(상업적 성공에 대한 공평한 보상을 요구할 권리)를 법률로 보장하는 방안과 ▲저작권 계약 체결 후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창작자에게 저작권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권한(일명 ‘종료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저작권법 개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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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토론과 마찬가지로 남희섭 이사가 제도 개선안의 취지와 도입 필요성에 대해 대표 발제를 할 예정이며 김기태 세명대학교 미디어창작학과 교수의 사회로 김문배 THE Y&B 프로덕션 대표, 김인철 상명대학교 지적재산권학과 교수, 금기현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정책과 과장, 윤종수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패널로 참석하며, 백희나 작가도 직접 패널로 참석할 예정이다.
세 번째 토론회는 저작권자의 과잉 보호를 위한 제도 개혁 방안으로 지방선거가 끝난 6월 중순경에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