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취약한 국내 전력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키워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름철 블랙아웃 등 전력 이슈가 발생하면서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다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등 차세대 산업분야가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기업의 기반 경쟁력이 취약해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연구조합 연구개발지원본부장은 1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열린 전력반도체 기술 및 시장동향 세미나에서 전력반도체 국내 경쟁력은 매우 취약한 상황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웨이퍼, 소자 및 IC의 설계, 제조, 패키지 및 모듈 등 전 산업군의 경쟁력 향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력반도체란 전력 변환 또는 분배, 제어와 관련된 모든 응용 반도체 소자를 지칭한다. 시장조사업체에서는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이 오는 2017년 350억달러(약 37조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시장을 TI, 인피니언, 페어차일드, 미쓰비시, 후지, 세미크론 등 글로벌 업체들이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도체연구조합을 중심으로 국내 전력반도체 역량을 키우기 위한 관련 대형 연구과제를 3년 전부터 기획하고 있다. 이미 한 번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쓴 맛을 맛봤던 반도체연구조합은 올해 6월을 목표로 예비타당성 조사 재도전을 준비 중이다.
연구과제는 크게 ▲IGBT와 MOSFET 등 전력소자 조기 개발 ▲차세대 화합물(SiC, GaN) 기술 확보 ▲신성장분야 전력반도체 IC 개발 ▲신뢰성 높은 전력반도체 모듈 개발 등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전력반도체 핵심 소자로 주목받는 절연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IGBT)는 현재 소비자가전, 오토모티브, 산업용 등 광범위한 영역에 적용되고 있고 성장세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인피니언, 미쓰비시, 후지, 세미크론, 도시바 등 글로벌 기업들이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광훈 트리노테크놀로지 이사는 IGBT는 지식집약적인 전력소자이기 때문에 현재 시장의 대부분을 글로벌 제조사들이 장악한 상황이라면서 취약한 국내 산업 기반을 감안해 국내 업체들이나 연구소, 대학들의 연구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육성 전략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소재 분야에서도 대부분의 전력반도체 회사들이 더 좋은 특성을 가진 전력반도체 생산을 위해 실리콘(Si)을 대체할 신소재로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에 주목하며 관련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 시점으로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강인호 한국전기연구원(KERI) 박사는 실리콘의 물성적인 한계 때문에 효율을 높이는 과정에서 어려움에 봉착해있다면서 고온에서도 동작이 가능하고 칩의 면적과 효율을 늘릴 수 있게 해주는 SiC 등 신소재를 통해 전력반도체의 효율을 높이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력반도체 IC 분야에서는 최근 시스템 단순화를 위해 시스템온칩(SoC)이나 시스템인패키지(SIP) 형태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추후 전력용 반도체 시장도 모듈화·시스템화 형태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모듈 형태 제품을 개발 중이지만 컨트롤IC 및 IGBT 등 핵심부품은 해외 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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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반도체 모듈 분야도 현재 글로벌 점유율을 미쓰비시, 인피니언, 세미크론, 후지 등 해외 업체들이 70% 이상 장악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취약한 상태다. 특히 중국 업체들도 빠른 추격에 나서며 국내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경신수 파워큐브세미 연구소장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은 국내 업체와 비교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최근 20~30위권 내에 중국 업체가 10개나 포진하며 1~2년 안에도 중국에도 경쟁력이 뒤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