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 콘센트 정리, 한방에…

새로텍 UHC-700 리뷰

일반입력 :2014/04/01 10:03

권봉석

최근 IT기기 트렌드는 전용 규격 대신 범용 USB 케이블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 블루투스 헤드셋, 게임기, 보조배터리 심지어 카메라 까지도 이제는 범용 USB 규격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어느 기기를 어디에 연결해야 좋을 지 모를 케이블 지옥이 펼쳐진다.

가뜩이나 부족한 콘센트나 멀티탭을 충전 어댑터가 모두 잡아 먹는 것도 문제다. 필요할 때마다 충전 어댑터를 꽂고 빼거나, 공급해 줄 수 있는 전류량이 높은 어댑터를 하나 꽂아 두고 케이블을 바꿔 끼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케이블이나 충전 어댑터를 일일이 바꿔 끼우는 것도 번거롭기는 마찬가지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에 달린 충전단자를 써도 되지만 항상 전원이 켜져 있어야 충전이 가능하다.

새로텍이 3월 26일 출시한 UHC-700(이하 UHC-700)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는 동시에 다섯 대, 높은 전류량이 필요한 태블릿이나 보조배터리는 동시에 두 대까지 충전할 수 있는 멀티 충전기다. 콘센트에 어댑터를 하나만 꽂으면 되기 때문에 여러 기기를 충전하느라 어댑터를 일일이 꽂았다 뺄 필요도 없다. 어댑터와 USB 충전단자 부분은 분리할 수 있어 여행할 때 챙겨 다니기도 편하다.

편리한 휴대성…뒤집힌 USB 단자 ‘옥의 티’

UHC-700은 전원을 공급해 주는 AC 어댑터와 USB 케이블을 연결하는 충전단자로 구성되었다. AC 어댑터는 프리볼트 방식이며 충전단자에 12V 3A로 전원을 공급한다. 부피가 크지는 않지만 가로 폭이 길어서 콘센트가 아닌 멀티탭에 꽂을 때는 다른 제품이 꽂히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 흠이다. 전원선 길이는 1.3m이며 충전단자를 책상이나 바닥에 배치하는 데 불편함은 없다.

USB 충전단자는 USB 허브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AC 어댑터로 전원만 공급받는다. 가로 길이는 11cm, 세로 길이는 4.5cm로 크게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전원 단자 옆에는 전원을 쉽게 끄고 켤 수 있도록 전원 스위치를 달았고 전원이 켜지면 LED에 불이 들어온다. 충전단자 케이스는 충전할 때 발생하는 열을 내보내기 위해 알루미늄 재질을 썼다. 무게는 130g으로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 본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충전단자는 최대 5V 1A(5W)로 충전 가능한 단자가 다섯 개, 5V 2A(10W)로 충전 가능한 단자 두 개로 총 일곱 개를 달았다. 단자마다 적절히 간격을 띄워서 케이블을 뽑거나 꽂을 때 큰 문제는 없다. 다만 USB 단자 방향이 여느 어댑터와 달리 180도 뒤집혀 있어 케이블을 꽂을 때 주의해야 한다. 방향을 무시하고 억지로 케이블을 꽂으면 케이블이나 충전단자가 망가질 수 있다.

터치스크린 오작동 없다

오픈마켓이나 용산전자상가에서 휴대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어댑터를 몇천원도 안되는 싼 값에 살 수 있다.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사은품으로 딸려오는 어댑터가 바로 이런 제품이다. 하지만 이런 어댑터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충전해보면 대번에 문제점이 드러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스마트폰을 충전할 때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가도 태블릿을 충전하면 정품 충전기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이다. 실제 출력이 어댑터에 적혀 있는 출력을 따라가지 못해 벌어지는 일이다.

충전기에 스마트폰을 꽂은 채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게임을 하다 보면 스마트폰 터치가 오작동하는 것도 흔한 현상이다. 가정에 들어오는 220V 전원을 스마트폰에 맞는 5V 전원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노이즈를 미처 걸러내지 못해 터치스크린이 오작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UHC-700에 넥서스4·5, 넥서스7, 아이폰5s, 아이패드 에어 등 각종 기기를 연결해 테스트한 결과 터치 오작동은 없었다. 아이패드 에어를 충전하는 데는 4시간 40분, 넥서스7(2013년)을 완전충전하는데는 2시간 25분이 걸려 큰 차이도 없다.

USB 단자마다 공급되는 전압을 멀티미터(MT-1210)로 확인하니 5.10V에서 5.14V를 오간다. USB 단자마다 출력되는 전압에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안전이나 충전 품질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GL888E 칩을 써서 애플 기기나 안드로이드 기기에 따라 고속 충전을 위해 보내주어야 하는 신호도 자동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기기가 필요한 만큼 전류를 흘려준다. 5개 이상 기기를 동시에 연결하면 충전단자 온도가 높아지지만 약간 따끈해지는 정도다.

관련기사

UHC-700은 여러 스마트 기기를 한 자리에서 최대 일곱 대까지 충전할 수 있고 전원 콘센트를 하나만 쓰기 때문에 책상 위 콘센트 정리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각 기기에 알맞은 전류를 자동으로 흘려주기 때문에 일일이 어댑터를 뺐다 끼우며 전용 어댑터를 꽂을 필요도 없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와이브로 단말기 등 여러 기기를 충전해야 하는 공공장소에 설치하기 좋다. 소규모 인원이 여행을 떠날때 보조배터리와 함께 챙겨다니면 충전기를 통합해 가지고 다닐 수 있어 편리하다.

문제는 각 단자마다 충전 상태를 알 수 있는 LED 표시등이 없다는 것이다. 기기 내부 배터리가 계속해서 충전되거나 과도한 전류가 흘러 망가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회로를 내장해 충전이 끝난 후 계속해서 꽂아두어도 문제는 없다. 하지만 조금씩 전류가 흐르고 전기를 쓰기 때문에 전기요금은 차곡차곡 올라간다. 충전 상태를 확인하려면 일일이 기기 전원 버튼이나 홈 버튼을 눌러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 가격은 5만5천원이며 USB 단자 수가 적은 다른 제품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