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알뜰폰(MVNO) 사업에 뛰어든다.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인 LG유플러스 이동통신망을 임대해 판매하는 알뜰폰 사업자를 비롯해 중소기업 알뜰폰 사업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콘텐츠 유통 등을 담당하는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가 최근 중앙전파관리소에 별정통신사업자 등록 절차 신고 단계를 밟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한다는 협정서를 제출하게 되면 본격적인 가입자 유치 등의 사업 전개가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오래전부터 알뜰폰 시장 직접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작년부터 LG유플러스가 망 임대 조건을 다른 통신사보다 좋은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알뜰폰 시장에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말했다.
미디어로그가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 알뜰폰 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통신사 네트워크별로 임대 사업자의 가입자 수 총합을 보면 SK텔레콤 계열이 약 103만6천명, KT 계열이 약 116만5천명, LG유플러스 계열이 28만명 가량으로 망 임대 사업에서 약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초 가입자 점유율을 두고 이통사들이 치열한 가입자 확보 경쟁을 펼쳤던 점을 감안하면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진출은 주목할 만하다.
경쟁사 SK텔레콤의 경우 SK텔링크를 통해 지난 연말 기준 37만명 가량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MNO 가입자보다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는 낮지만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고 망 임대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 KT 역시 알뜰폰에 직접 진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KT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LG전자의 피처폰 시장 확대도 주목할 부분이다. 알뜰폰 시장은 3G 피처폰 중심의 단말기로 구조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G 단말기 판매량을 보면 LG전자의 폴더폰 제품인 와인샤베트가 연간 누적 1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관련 시장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다만 당장 사업자 신고와 협정서를 제출 절차를 마치더라도 곧바로 미디어로그가 알뜰폰 판매업을 시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별정통신사업자로 등록을 하더라도 MNO의 100% 지분을 가진 사업자가 나오는 만큼 별도의 조건을 부과할 수 있다. SK텔링크 역시 알뜰폰 제도가 본격화된 뒤 1년 후에나 사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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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시장 진출을 위한 제도적인 단계를 모두 밟더라고 실제 사업을 전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 KT 자회사인 KTIS는 지난 2011년 별정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쳤지만 알뜰폰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 진출을 두고 다각적인 방면으로 검토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