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그룹 글로벌 사업 중심축 우뚝

차세대 메모리로 성장-수익 두 토끼 잡는다

일반입력 :2014/03/27 16:47    수정: 2014/03/27 16:51

정현정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며 다시 한번 해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SK하이닉스가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종합 반도체 회사'가 다음 목표다. 공정 한계를 뛰어넘어 차세대 메모리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익성 위주의 제품 판매와 지속적인 미세공정 전환 등 생산성 향상에 집중한 지난해 영업흑자 전환을 이루고 창사이래 최고의 경영 실적을 거뒀습니다. 지속적인 미세공정 전환으로 업계 선두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유지하겠습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가 이달 초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61회 주주총회 행사에서 지난해의 성과, 올해 목표에 대해 설명한 말이다. 자신감이 담겼다.

SK하이닉스는 주인없는 회사로의 10년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낸 이후에도 16나노 낸드플래시, 20나노급 D램 양산, 최첨단 실리콘관통전극(TSV) 공정 개발 등으로 메모리 업계에서 선두권의 기술력을 유지했다. 지난해 실적 역시 사상 최대 규모다.

하이닉스는 SK그룹 편입 이후에는 성장에 날개도 날았다. 창사 3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매출 14조1천650억원, 영업이익 3조3천800억원의 경영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의 92% 이상을 수출 실적에서 거두고 있다. 미국, 대만 등 외산 반도체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 보유를 통해서다.

세계 반도체 업계순위에서도 최초로 5위 내에 진입하면서 글로벌 위상도 더욱 높아졌다. SK그룹 편입 후에는 2년 만에 그룹 글로벌 성장의 중심축으로 단숨에 거듭났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창사 31주년을 맞았다. 나이로 따지면 이립을 지났다. 이립은 사람이 뜻을 확고히 하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다. 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메모리에서의 확고한 경쟁력, 이를 넘어서는 종합 반도체 회사로의 뜻을 품었다.

SK하이닉스는 안주하지 않고 시장변화와 고객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미래사업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우선 D램과 낸드플래시의 대안으로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차세대 기술 리더십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또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강화해 내실 다지기에도 나섰다.

■PC램, Re램, STT-M램…. 차세대 메모리 개발 박차

차세대 메모리는 D램의 장점인 빠른 처리속도와 낸드플래시의 장점인 비휘발성의 특성을 모두 가진 메모리반도체로 PC램, Re램, STT-M램 등이 유력한 후보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향후 D램과 낸드플래시를 점진적으로 대체하며 시장의 주력 메모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IBM, HP, 도시바 등 글로벌 기업들과 차세대 메모리 후보군으로 꼽히는 PC램과 Re램, STT-M램 공동 개발에 나선 상태로 향후 시황을 고려해 적기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나간다는 계획이다.

PC램(Phase Change RAM)은 전원이 공급되지 않는 상태에서도 직전의 저항 상태를 기억할 수 있는 비휘발성 특성을 가지고 있다. 낸드플래시의 일반적인 읽기 및 쓰기 속도보다 100배 이상 빠르고, 내구성은 1천배 이상 좋으며 D램과 같이 낮은 전압에서 동작이 가능하다. 또 구조가 단순해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고용량의 제품 개발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6월부터 미국 IBM과 PC램 상용화를 위한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STT-M램(Spin-transfer torque Magnetic RAM)은 자성을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D램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이다. 초고속 및 저전력으로 동작이 가능하며 전력의 공급 없이도 데이터를 보관하는 비휘발성의 장점과 안정성 등을 갖췄다. 또 기술적 한계로 여겨지는 10나노 이하에서도 집적이 가능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1년 7월 일본 도시바와 STT-M램 공동개발과 합작사 설립을 통한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공동 개발로 양사는 기술적 장점과 자원을 활용해 위험을 줄이고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램(Resistive RAM)은 전압이나 전류를 가해 저항이 변화하는 소자를 이용한 메모리로 고용량 구현이 가능해 낸드플래시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0년 9월부터 미국 HP의 ‘멤리스터’ 기술을 적용한 Re램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SK하이닉스가 상용화 기술력을 확보하면 HP는 상용화된 Re램을 우선적으로 공급받게 된다.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더 큰 도약 준비

SK하이닉스는 강화된 기술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종합 반도체 회사로 전진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메모리 업계가 소수의 경쟁력 있는 업체 위주로 재편되면서 수익성 높은 모바일 솔루션 분야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체 제품군 중 모바일 비중을 40% 수준까지 늘려 시장 대응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0나노급 모바일 D램과 10나노급 낸드플래시 제품의 본격적인 양산에 집중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 모바일 솔루션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향후 수익성 강화를 위한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6월 20나노급 8기가비트(Gb) LPDDR3, 8월에는 20나노급 6Gb LPDDR3를 연이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와 함께 차세대 모바일 D램 규격인 20나노급 8Gb LPDDR4 제품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미래 모바일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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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업계 최소 미세공정인 16나노 64Gb MLC 낸드플래시의 본격 양산에 나섰으며, 동일한 미세공정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MLC 기준 단일 칩 최대 용량인 128Gb 제품을 개발 완료하며 차세대 대용량 낸드플래시 솔루션 경쟁력을 높였다.

모바일 솔루션 이외에도 업계 최초로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적용한 초고속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 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해 향후 고사양 그래픽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초당 128기가바이트(GB)의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하는 이 제품은 고사양 그래픽 시장 채용을 시작으로 슈퍼컴퓨터, 네트워크, 서버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