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만원 갤럭시S5 vs 100만원 G프로2

삼성전자 가격 역주행…초고가폰 타격

일반입력 :2014/03/27 10:59    수정: 2014/03/27 17:07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야심작 ‘갤럭시S5’를 80만원대에 출시하면서 100만원에 육박하는 경쟁 제품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99만9천900원의 LG전자 ‘G프로2’가 위기다. 두 제품 모두 용량은 32GB로 같다.

일각에서는 주요 제조사들의 주력 스마트폰 출고가가 지난 2012년 수준인 80만원대로 복귀할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한다.

27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은 갤럭시S5를 출고가 86만6천800원에 내놓았다.

‘갤럭시S’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매해 스마트폰 살림을 이끌어 온 에이스다. 특수 기능(필기)의 대화면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제외하면 최고가를 지켜왔다. 전작 갤럭시S4(LTE-A)의 경우 국내 출고가가 94만원이었다.

게다가 국내 스마트폰 출고가는 갈수록 오름세여서 삼성전자의 이번 ‘역주행’은 파장이 더 막대할 전망이다. (기사 : 스마트폰 1위 삼성이 왜 먼저 가격을 쳤을까)

갤럭시S5는 램이 2GB로 ‘갤럭시노트3’의 3GB 대비 오히려 줄었고, 다른 구성들도 업계 기대에는 못 미쳐 오히려 화제다. 애초에 가격 경쟁력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당장 LG전자는 G프로2 가격 수정이 불가피하다. 100만원에서 100원 빠진 출고가 99만9천900원은 갤럭시S5 대비 13만3천100원 비싸다.

G프로2가 갤럭시S5 대비 뛰어는 부분들을 적잖이 갖췄지만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삼성전자의 브랜드 파워를 감안하면 힘든 싸움이다.

한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경쟁사 주력 제품 가격을 살펴 우리도 고객 중심의 전략을 정비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팬택도 부담이 크다. 지난해 말 내놓은 베가시크릿노트와 베가시크릿업의 출고가가 각각 99만9천원, 94만원이다. LG전자와 함께 90만원대 후반 가격을 주류로 만들려던 계획에 갤럭시S5가 찬물로 작용했다.

팬택은 또 오는 5월경 ‘베가아이언2(가칭)’라는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인데, 가격 책정에 대한 고민이 더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보다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는 경쟁사들이 삼성전자보다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팔게 됐다”며 “기기 성능보다 가격이 스마트폰 시장 승부처가 됐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도 80만원대에 ‘갤럭시S5’를 출시 예정이다. 최근 대만에서는 81만원 가격을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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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적 애플과의 경쟁을 물량 위주로 전개하면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까지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문인식과 웨어러블 기기 연동 등의 소프트웨어 기능으로 무장한 갤럭시S5는 올해 최고급 제품”이라며 “성능 대비 가격에 대한 고객 만족도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