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델 협력사, 국산 서버 육성 반대 집단행동

일반입력 :2014/03/25 16:27

공공 시장에 국내 제조사 서버, 스토리지 제품을 우선 도입하는 제도 추진을 반대하는 중소업체 수백곳이 집단 행동에 나섰다. 처음부터 적극적이었던 한국HP뿐아니라 델코리아 쪽 협력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HP, 델코리아, 한국IBM 등 외국계 서버, 스토리지 제조업체의 국내 협력사들이 국산 서버, 스토리지 제품에 대한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 반대를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이하 '경쟁제품') 지정 제도는 국내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에만 정부부처, 산하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 물품 구매 등 발주 사업에 입찰 자격을 주는 것이다.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품목은 공공시장에서 국내 중소업체가 만든 것부터 도입된다. 대기업과 외국업체 제품보다 국내 중소업체가 만든 제품이 우선 공급된다. 외국 제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 사업에 타격이 된다.

이 때문에 외국계 업체 협력사들이 경쟁제품 지정에 반대 의사를 나타낸 건 처음이 아니다. 3주 전 중소기업중앙회가 이해당사자간 의견 수렴 차원에서 진행한 공청회에 참석했을 때도 이를 피력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5일 공청회, 11일과 17일 2차례 비공개로 이해당사자간 조정협의회를 진행했는데 지난 13일 예비 공개된 경쟁제품 지정 후보 목록엔 'x86 서버'와 '중소형 스토리지' 품목이 포함돼 있었다.

중기중앙회가 이달중 서버와 스토리지를 포함한 경쟁제품 지정 후보 목록을 확정하면 공이 중소기업청으로 넘어간다. 중기청은 실제로 공공시장에 국산 서버, 스토리지가 우선 공급되게 할지 결정하는 곳이다.

아직 중기중앙회가 경쟁제품 지정 후보 목록을 확정하지 않았고, 이후 중기청의 심의 절차도 남았다. 하지만 국산 서버와 스토리지가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 국내 협력사들이 공동대응에 나선 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업체의 국내 협력사 관계자는 지난주 중소기업청과 중기중앙회에 서버, 스토리지 품목에 대한 경쟁제품 지정 반대 의견, 사유를 전하고 141개 협력사들의 연명부도 만들어 제출했다고 밝혔다.

제출된 연명부에 등재된 협력사들은 대부분 한국HP쪽의 유통 및 솔루션 파트너다. 한국HP 파트너 중 한국IBM 제품 공급을 함께 맡는 업체도 포함돼 있다. 이와 별개로 델코리아 측 협력사 현황도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국산 서버와 스토리지 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쟁제품 지정 제도 활용을 장려했다. 이에 발맞춰 이트론, 이슬림코리아, 태진인포텍 등 국내 제조사가 중기중앙회에 경쟁제품 지정을 신청한 게 지난 2월이다.

중기중앙회는 이번주중 국내 제조사의 서버, 스토리지 제품을 경쟁제품 지정 추천 목록에 포함할지 최종 결정한다. 포함되면 외국계 협력사의 반발이 커질 수 있고, 제외되면 정부의 산업진흥정책에 손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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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가 이해당사자간 조정협의회에서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후속 협의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예비 결정된 경쟁제품 지정 후보 목록이 거의 그대로 중기청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외국업체 협력사 관계자는 중기청 측은 아직 직접 관여할 단계가 아니지만 서버와 스토리지가 경쟁제품 후보로 넘어오면 추가로 이해당사자간 의견 수렴을 진행할 수 있다는 답변을 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