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가 '마케팅의 재발명'을 외치는 까닭

일반입력 :2014/03/24 14:42    수정: 2014/03/24 14:45

황치규 기자

<솔트레이크시티(미국)=황치규 기자> 빅데이터와 데이터 중심 경영이 확산되면서 '감'에 의존하는 비즈니스맨들의 설자리가 많이 약해졌다.

거대 글로벌 IT기업들은 물론 링크드인과 넷플릭스 등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까지도 이미 데이터 과학자들이 의사 결정에 깊숙히 개입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크리에이티브'(Creative)라는 슬로건이 지배해왔던 마케팅 영역도 이제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섰다. '감'보다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사용자 분석과 거기에 기반해 프로모션을 펼치는, 이른바 디지털 마케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직관과 감성이 지배하는 '크리에이티브'는 숫자로 말을 하는 분석과는 일정 부분 충돌할 수 밖에 없다. 데이터 분석에 기반하는 디지털 마케팅이 확산될수록 마케팅 세계 전체의 변화가 급물살을 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도준웅씨는 자신이 쓴 '디지털 세대 새로운 마케팅의 탄생 COD'라는 책에서 디지털 마케팅의 등장으로 얼리어답터와 대중 사이에 존재하는 틈새인 '캐즘'이라는 말이 갖는 의미는 약해졌고 마케팅 기본 법칙으로 통하는 STP(Segmentation,Targeting, Positioning)도 의심해봐야 한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쳤다.

하둡 전문 업체 맵알의 미셸 넴쉬프 부사장은 최근 칼럼을 통해 빅데이터 시대, 독립적인 비즈니스 기능으로써 전통적인 마케팅 역할과 구조가 변할 것이며, 마케팅 전략을 담당하게 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마케팅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다고 예고했다.

디지털 마케팅의 부상으로 마케팅의 고정관념이 일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주장이라 하겠다.

이런 가운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를 강화해온 어도비시스템즈가 '마케팅의 재발명'(reinvention of marketing)’을 화두로 던지고 나섰다. 어도비는 변화하고 있는 마케팅을 주제로 24일(현지시간)부터 28일까지 미국 유타 솔트레이크시티에서 ‘2014 어도비 디지털 마케팅 서밋'을 개최한다.

‘2014 어도비 디지털 마케팅 서밋’은 세계 수천 명의 마케팅 담당자들이 참석하는 어도비 연례 행사로 매년 다양한 업계 권위자들이 연사로 초청돼 최신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와 우수 사례 등을 공유한다.

올해 어도비 서밋에서는 영화배우 로버트 레드포드를 비롯해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시애틀 시호크스(Seattle Seahawks)의 리처드 셔먼(Richard Sherman), TV드라마 ‘모던 패밀리’의 배우 에릭 스톤스트릿(Eric Stonestreet)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발표자로 나선다.

세포라 총괄부사장(EVP) 겸 CMO인 줄리 본스타인, REI의 e커머스 및 디지털 부문 수석부사장 브래드 브라운,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의 수석부사장 겸 최고디지털책임자 존 볼렌, 페덱스 고객경험마케팅 디렉터 마이크 루드를 포함한 다양한 업계 인사들이 디지털 시대에 성공적인 마케터로 살아남는 법에 대한 영감을 공유할 예정이다.

어도비는 그동안 디지털 마케팅 강화를 위해 2009년 옴니추어 인수를 시작으로 최근 네오레인에 이르기까지 어도비는 크고작은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업체들을 집어삼켰다.

이를 기반으로 마케팅 애널리틱스(Marketing Analytics), 크로스채널 캠페인 관리(Cross-Channel Campaign Management), 웹경험관리(Web Experience Management), 디지털 광고(Digital Advertising), 타겟팅&최적화(Targeting & Optimization), 소셜 마케팅(Social Marketing)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을 갖췄다고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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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만큼, 이번 컨퍼런스에서 어도비는 지금까지 구축한 마케팅 클라우드를 사용자들이 현업에서 보다 쉽게 쓸 수 있도록 고도화하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기업 핵심 솔루션들과 자사 마케팅 플랫폼간 연동도 강조하지 않을까 싶다.

어도비는 최근들어 웹을 넘어 모바일을 아우르는 디지털 마케팅을 띄우려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이번 컨퍼런스에서 모바일 마케팅은 대단히 중량감있는 주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