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HP에 가장 높은 파트너 등급을 부여했다.
오라클이 아이태니엄 기반의 HP 유닉스용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중단하면서 나빠진 관계에 대한 반전의 신호일수도 있어 주목된다.
지난 14일 오라클은 자사 파트너네트워크(OPN)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멤버로 HP가 등록됐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HP의 OPN 등급은 지난해 하반기 취득한 '플래티넘'이었다.
오라클은 공식 보도자료에 HP가 OPN 다이아몬드 등급 파트너 자격으로 오라클 제품에 대한 전문기술을 갖추고 오라클 기술을 공급하기 위한 활동에 가담할 것이라는 다소 모호한 설명을 제시했다.
다이아몬드 등급은 오라클이 정의한 제품 전문화 단계의 표준화된 기준을 통해 부여된다. 연계된 고객 사례와 서비스 영업 노력 등이 평가 기준이다.
이에 따라 HP는 오라클 애플리케이션, 기술, 하드웨어 제품을 도입한 세계 각지 고객사들에게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비즈니스프로세스아웃소싱(BPO)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힐든브랜드 HP '오라클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부사장은 광범위한 제품 전문화 기반 고객경험 서비스와 수직산업 솔루션 구성을 확대해 더 나은 성과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HP가 내부에 1천명 이상의 '오라클 전문가'를 두고 오라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 특화된 전문성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간단히 말해 HP는 오라클의 제품 사용자, 기업에게 자체 인력에 기반한 기술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그 과정에 HP의 제품 공급이 함께 이뤄질 수 있는지, 오라클 리셀러 자격도 전제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앤디 베일리 오라클 전략동맹 수석부사장(SVP)은 HP는 오라클 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고객과 연결되는 전문성을 제공하는 능력을 입증해왔다며 고객들이 사업상 더 많은 경쟁력과 효율성을 갖추게 할 솔루션과 서비스를 묶어 꾸준히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HP의 OPN 등급 상향을 지난 4년간 2건의 법적시비와 소송전으로 불편해진 오라클과의 관계를 청산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을까? 지난해말 반전의 분위기가 없지 않았지만 최근까지 양사간 관계가 우호적으로 돌아설 것이라 확신할만한 단서는 없었던 게 사실이다.
지난 2010년 마크 허드 전 HP 사장이 해임 직후 오라클 사장을 맡자, HP는 영업비밀 유출을 이유로 소송을 걸었다. 이 소송은 향후 유닉스 사업 협력을 지속한다는 양사의 '합의'로 마무리됐다.
그 평화는 2011년 3월 오라클의 아이태니엄 소프트웨어 개발 중단 통보로 깨졌다. 유닉스사업 손실액 40억달러를 주장하며 오라클을 고소한 HP는 2012년 1심과 지난해 항소심에서 모두 이겼다.
HP에 대한 배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냉각기가 지속돼 왔다. HP는 유닉스와 x86 서버 사업에, 오라클은 엑사데이터 등 자체 통합제품 사업에 각자 주력하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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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CRN은 이번에야말로 관계 개선이 이뤄졌다고 보는 분위기다. 보도는 한 HP 파트너 임원이 충격적이고 놀랍고 경이적이라는 표현도 많이 순화한 것이라며 (양사 관계가 회복됐다는 증언을 입증할만한 단서를) 말로 다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보도는 HP의 파트너 지위 격상뿐아니라 HP와 오라클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가 또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초 오라클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HP에게 '올해의 미들웨어 파트너' 상을 줬고, 지난해엔 벨기에에서 같은 상을 수상케 했다는 HP의 힐든브랜드 부사장 발언을 인용하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