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코리아, ‘짝퉁게임만들기 강연' 논란

컨퍼런스서 짝퉁 플래피버드 만들기 워크숍 진행

일반입력 :2014/03/14 10:15    수정: 2014/03/14 10:32

최근 ‘애니팡2’ 표절 의혹이 일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계에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유니티코리아가 ‘플래피버드 짝퉁 게임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무분별한 판박이식 게임이 쏟아지는 시점에 진행되는 무리한 행사라는 지적이다. 국산 게임의 창의성 상실과 짝퉁 게임의 범람으로 지적재산권 침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니티코리아(대표 양우형)는 다음 달 개최하는 ‘유나이트 코리아 2014’ 컨퍼런스에서 ‘5시간 만에 짝퉁 플래피버드 만들기 워크숍’ 세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세션은 지국환 유니티코리아 에반젤리스트가 진행하는 강연식 워크숍으로 최근 게임계에 화제가 됐던 플래피버드를 참가자가 5시간 만에 만들어보는 내용으로 꾸며진다. 유니티 측이 게임 제작을 위한 그래픽 리소스를 제공하면 참여자가 직접 자신의 노트북에 설치된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짝퉁 플래피버드를 만들어보는 식이다.

유니티코리아 측에 따르면 이번 세션은 누구나 쉽게 유니티 엔진을 배우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했다. 회사 측은 “초보자 입장에서 게임을 쉽고 비슷하게 만들어보자는 뜻이지 카피하자는 의도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회사 측이 유나이트 행사 홈페이지와 각종 SNS를 통해 홍보하는 내용은 다르다. “짝퉁 플래피버드 만들기 워크샵”이라는 문구와 함께 플래피버드 실명(BI) 및 게임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

특히 별도의 이미지를 준비해올 경우 “플래피버드와 유사한 형태의 본인만의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고 홍보해 짝퉁 플래피버드 게임들이 만들어지고 상용화 되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플래피버드는 하루 광고 수익 5만 달러(한화 약 5천337만원)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며 짝퉁 게임만 95개 이상이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비슷한 게임들이 우후죽순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애플 측은 ‘플래피’ 제목의 게임이 앱스토어에 입점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국내에서도 많은 인디 개발자들이 짝퉁 플래피버드를 만들어 출시하려는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어 표절 게임으로 인한 시장의 혼란은 더욱 커질 분위기다. 선데이토즈 애니팡2의 ‘캔디크러쉬사가’ 표절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게임 엔진 개발사가 짝퉁 게임 만들어보기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이 맞냐는 비판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행사 소식을 접했을 때 플래피버드라는 이름을 굳이 사용하는 것이 맞는가란 의문이 들었다”면서 “표절 게임 논란이 있는 현 시점에서 볼 때 유니티가 가볍게 행동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고 지적했다.

한국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게임의 창의성 면에서 결국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고 지적재산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결국 제살 깎아먹기 식 행사가 되지 않을까 싶고 게임계 토양이 약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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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지적에 지국환 유니티코리아 에반젤리스트는 “워크숍을 기획할 시점에 우리도 우려했던 내용”이라면서도 “플래피버드를 똑같이 만들어 보자가 아니라 유니티 엔진의 장벽이 높지 않다는 점을 알리고 손쉽게 전달하고자 한 것이지 짝퉁 게임을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유명한 게임을 자신의 이미지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인 만큼 참가자도 마켓에 등록해 판매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