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미래 보여준 MWC 2014와 5G 경쟁

설정선입력 :2014/03/13 09:46    수정: 2014/03/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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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가 막을 내렸다. 올해에는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인 마크 주커버그와 카카오의 이석우 공동대표가 기조 연설자로 포함되어 이목을 끌었다. 불과 몇 년 전 MWC에서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모바일 플랫폼과 서비스 기업들의 성장에 대해, 통신 사업자들이 경계의 시선을 보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세간의 관심이 높은 단말기 분야에서도 많은 변화를 보였다. 스마트 워치와 같은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필수 기능만 넣은 100달러 이하의 초저가 스마트폰,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한 커넥티드 카 등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더불어 이들 단말들이 서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도 주목을 받았다.

결국 MWC에서 이러한 변화들은 이동통신을 둘러싼 ICT 생태계의 폭이 넓어지고, 생태계 주체들 간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 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의 생활 곳곳이 ICT와 연결되는 초 연결 사회로 다가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작 이동통신 서비스와 기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해 보였다. 그러나 이동통신 기술의 혁신과 미래 네트워크 환경에 대한 논의는 MWC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주제다. 기존 LTE-A보다 3배 빠른 450Mbps의 3밴드 CA(Carrier Aggregation), 와이파이와 광대역 LTE를 결합해 600Mbps까지 전송 속도를 높여주는 이종 서비스간 결합기술인 HetNet 등이 선보였다.

무엇보다 이번 MWC 2014에서는 LTE(4G) 이후 미래 이동통신 네트워크로서 5G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편에서는 이동통신 기술 표준으로서의 5G에 대한 정의는 빨라야 2020년경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 5G에 대한 논의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5G 이동통신 기술이 2020년을 전후해 상용화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은 것 같다. 이미 시장에서는 5G 시대에 대한 미래상이 정립되어 있고, 기술 수준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동통신 기술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국제적인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조기 상용화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바로, 2018년에는 우리나라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2020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하계 올림픽 개최가 예정되어 있는 것이다. 그 동안 혁신적인 방송통신 기술들은 세계적인 대형 이벤트를 계기로 시연되고 실현되어 왔다는 점을 볼 때, 5G의 상용화 역시 이들 행사에 맞춰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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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전망에 따라 5G 통신기술과 서비스는 이제 세계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각국 정부들을 통해 경쟁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이미 지난 1월 22일 경제관계장관 회의에서 5G의 2020년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담은 ‘미래 이동통신 산업발전전략’을 확정했다. 우리나라에 앞서 중국은 ‘IMT-2020’ 계획을, 유럽은 차세대 통신 기술 개발 프로젝트인 ‘METIS 2020’ 컨소시엄을 출범시킨 바 있다.

이렇듯 5G가 상용화 되면 현재의 LTE보다 1,000배 빠른 10Gbps 이상의 속도로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사물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유형의 단말들을 연결하는 초 연결 사회가 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통신 기술이 끊어짐 없이 연결되는 융합 네트워크 등이 실현 될 것이다. 바로 이번 MWC 2014에서 볼 수 있었던, ICT 생태계의 긴밀한 연결과 확산, 그리고 초 연결 사회로의 이행이 지향하는 지점과 일치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동통신 기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 할지 모르지만, ICT의 미래를 결정할 차세대 통신 기술에 대한 중요성과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설정선 IT컬럼니스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상근부회장, 고려대 정보경영공학 박사,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