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TV 시장 '구원투수'로 급부상

월드컵특수+가격경쟁=분기당 2배씩 성장 예상

일반입력 :2014/03/12 17:41    수정: 2014/03/13 07:36

이재운 기자

최근 역성장을 거듭하며 우울했던 TV 시장에서 울트라HD(UHD) TV가 시장 성장을 이끌 새로운 동력으로 떠올랐다. 제품 판매 1년만에 판매량이 눈에 띄게 성장하며 LCD에 이어 차세대 TV 시장을 견인할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눈으로 구별되는 풀HD 대비 선명한 화질에 초기 LCD TV 시장 구매자들의 교체 수요를 촉발했고 제조사들이 보급형 라인업을 새로 선보인 점 등이 UHD 부각 원인으로 분석된다.

12일 가전 유통업계에 따르면 4K급 화질 UHD TV에 대한 수요가 올해들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UHD TV는 선명하지만 가격 높은 제품이라고 인식했던 소비자들의 분위기가 올해 들어 반전됐다. 제조사들도 연초 신제품 라인업을 UHD TV에 맞추는 등 새로운 시장을 노리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이마트 등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저조했던 UHD TV 판매량이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올랐다. 하이마트는 올해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전체 TV 판매량에서 UHD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수준에 달했다. 삼성, LG전자의 50인치 이상 대형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매출액을 기준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마트는 UHD 부문에서는 삼성전자 제품 1종, LG전자 제품 2종 등 고가형 제품으로만 3종을 판매하고 있다. 제품 종류가 비교적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이마트 역시 올해 들어 월 100대씩 UHD TV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판매 시작 후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판매량이 거의 없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변화다.UHD TV에 대한 수요 증가는 고화질 전략에 소비자들이 반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 제조사들이 LED 백라이트를 선보이며 HD에서 풀HD로 넘어가던 시기 TV 수요가 증가했던 것처럼 UHD TV 시장도 유사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때이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올해 소치 동계올림픽, 브라질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도 UHD TV 판매를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 UHD TV 판매가 증가한 올해 초는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리던 시기와 맞는다. 제조사도 앞으로 열릴 월드컵에 맞춰 200만원대 보급형 제품을 선보이며 가격을 내릴 전망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UHD TV의 급속한 비중 증가는 2006년 PDP와 LCD TV가 프로젝션 TV를 밀어냈을 때와 2010년 LED TV가 안방에 완전히 자리잡았던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다”며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이 열리는 4년마다 TV 시장 판도가 크게 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시기에 하이마트의 TV판매량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같은 해 독일 월드컵 기간에는 30% 증가했다. 제조사들은 때맞춰 이 시기 LCD TV 판매 촉진에 나선 바 있다.

2010년에는 LED TV가 인기를 끌면서 밴쿠버 동계올림픽 시기의 TV 판매량이 30% 증가했다. 남아공 월드컵 시기에도 30% 증가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린 올해 초 TV 판매량도 약 20% 증가했다.

올해 삼성, LG전자 등 TV 제조사들은 보급형 UHD TV 출시 경쟁을 벌일 태세여서 수요 증가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 11일 ‘2014년형 TV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49인치 UHD TV를 200만원대에, 55인치를 300만원대에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현재의 고가형 제품보다 낮은 가격대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출시된 제품군보다) 낮은 가격대의 보급형 제품을 상반기 내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송 업계가 4K급 동영상 콘텐츠 개발을 본격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UHD TV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UHD TV용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하다 올해 1분기부터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상반기 56만대에 채 못 미쳤던 UHD TV용 패널 출하량은 3분기 114만5천대, 4분기 137만5천대로 급증했다. 올해는 1분기에만 300만대 이상 출하량을 기록하고 2분기에는 564만대, 3분기 778만대로 분기별 2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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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부근 삼성전자 CE사업부장 사장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지난 CES 2014에서 “UHD TV 시장이 이렇게 빨리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높은 성장률을 예상한 바 있다.

하현회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UHD TV 대중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면서 “대중화라는 의미는 하이엔드뿐만이 아니라 보급형까지 좀 더 폭넓은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