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의 영업정지 제재가 임박했다. 최소 45일 이상 진행될 영업정지 조치에 신규가입, 번호이동 뿐만 아니라 기기변경까지 포함시키는 방안이 검토됨에 따라 사업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6일 오전 7시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최문기 장관 주재로 이동통신3사 최고경영자(CEO) 조찬간담회를 연다. 이통3사의 영업정지 제재 수위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마련된 자리라 통신업계 안팎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부 한 관계자는 “CEO 간담회에서는 단순히 영업정지 징계안 뿐만 아니라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의 2월 국회 통과가 불발된 상황에서 전반적인 시장 안정화나 보조금 과당 경쟁 지양 등에 대해 주문하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미래부는 휴대폰 보조금 지급 경쟁을 중단하라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에 45일 이상의 영업정지 제재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T, 영업정지 중 기변 허용돼야…KT-LGU+ 반대
특히 미래부는 방통위 권고에 따라 지난해 1월 시행된 순차 영업정지와 달리 올해는 2개 사업자 동시 영업정지, 신규가입, 번호이동뿐만 아니라 기기변경 금지를 포함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파손, 분실 등 특수상황 제외)
이통사들은 저마다 눈치싸움에 분주해졌다. 영업정지가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기기변경 포함 여부에 따라 이통사별 손해폭이 미묘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사실 빼앗길 가입자가 많은 1위 사업자 입장에서는 기기변경이 포함되는 것이 반갑지 않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영업정지 당시에도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착한 기변’ 프로그램을 시행했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주 미래부에 제출을 끝낸 사업자 의견서에서 SK텔레콤은 기기변경 제외를, KT와 LG유플러스는 기기변경 포함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일선 대리점 등에서 기기변경 비율은 약 30% 수준”이라며 “기기변경 포함 여부에 따라서 이통사별로 영업정지 기간에 입는 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래부, 방통위 권고 수용 가닥…여파 고려 고심
일단 미래부 안팎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파손, 분실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순 기기변경은 허용하지 않는 방향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신규가입 및 번호이동만 금지할 경우 기기변경이 보조금 경쟁의 또 다른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 제기된 파손 등을 증명하기 위한 AS센터 증빙자료가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증빙 없이도 전체적인 통계수치, 경쟁사 제보 등으로 충분히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부 한 관계자는 “제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방통위의 권고안을 수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휴대폰 대리점, 판매점 등 유통소상인, 제조사, 이용자들의 피해를 고려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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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에서는 이르면 CEO 간담회가 끝난 직후 7일 영업정지 제재를 발표하고, 10일부터 실제 영업정지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소 늦어지더라도 내주 초에는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미래부 제재와는 별개로 방통위도 오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1월 초부터 2월까지 진행된 보조금 사실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통3사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