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손 HMD 안경, 쓸 모 많지만 무거워

일반입력 :2014/03/05 14:16    수정: 2014/03/05 14:17

이재운 기자

“다른 일 하면서 쓰지만, 조금 무겁고, 카메라는 무난”

엡손이 지난 1월 CES 2014에서 공개한 웨어러블 기기 ‘모베리오 BT-200’은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와 스마트글래스의 장점을 잘 혼합한 제품이다. 아직 초기제품이니만큼 아쉬운 점도 많지만, 전작에 비해 개선된 사항과 웨어러블 기기 시장의 확대 등으로 소비자에게 소구하기에는 충분한 제품이다.

5일 한국엡손이 서울 청담동에서 가진 공개행사에서 만난 이 제품은 ‘조금 아쉽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디스플레이 장치’라는 느낌이었다. 전작인 모베리오 BT-100 사용자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접수하고, 이를 반영해 BT-200에 여러 가지 개선을 이뤄냈다는 것이 엡손의 설명이다.전작과 비교해 가장 크게 개선된 점은 무게다. 전작이 240g(안경부분)인데 비해 BT-200은 88g으로 줄였다. 부피도 전작대비 64% 수준으로 축소시켰다. 그럼에도 실제로 써보니 조금만 움직여도 제품이 앞으로 쏠리는 문제가 있었다. 걸어 다니면서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또 전작에 없던 카메라를 추가했다. 비록 VGA급으로 화소수가 30만화소에 불과해 고성능 스마트폰 카메라와 비교하면 아쉽지만, QR코드 인식이나 구글 사진 검색 서비스 등 간단한 이미지 촬영에 활용할 수 있는 점은 편리성을 더했다. 안면인식 기능도 제공한다.

BT-20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 중 하나는 유사한 형태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제품과 구글글래스 때문이다.

BT-200이 소니나 오큘러스 등 다른 HMD 기기와 다른 점은 스크린 외에 주변부 시야가 보이는 ‘시스루(See-through)’ 형태라는 점이다. 엡손은 이 때문에 걸어다니면서도, 집 밖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88g이라는 무게는 아무리 가벼워졌다고 하더라도 걸어다닐 때 제품이 앞으로 쏠려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만약 실내에서 다른 HMD기기 처럼 사용하고 싶다면 선글라스캡을 사용하면 외부 빛을 차단해주므로 타사 제품과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다. 또 저시력자를 위해 보조 안경도 옵션으로 제공한다.

구글글래스와의 비교에 대해 한국엡손 관계자는 “화면을 시선이 자연스레 가는 방향에 배치한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구글글래스는 우측 상단에 해당 화면을 표시하기 때문에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려야 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있지만, BT-200은 그럴 필요 없이 평소대로 시선처리를 하면 되기 때문에 위험성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설명이다.유선으로 안경과 연결된 콘트롤러는 노트북의 터치패드처럼 마우스 조작이 가능하다. 다른 안드로이드 기반 기기처럼 홈 버튼과 같은 3개의 물리 버튼도 있다. 화면 제어는 편하지만, 안경과 연결된 거추장스러운 선이 다소 불편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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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도는 다양하다. 연극이나 스포츠경기 관람 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고, 산업 현장에서는 장비 사용 매뉴얼이나 사용법 안내(튜토리얼) 동영상을 보면서 작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엡손은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활용도를 다양화할 수 있는 앱 개발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엡손 관계자는 “B2C(개인용 시장)를 위주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할 것”이라며 “출시가격을 전작보다 낮춘 70만원대로 책정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엡손이 자체 보유한 빔프로젝터 디스플레이 기술을 집약한 제품인 만큼 소비자들에게 그만큼의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