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민 SKT “페이스북이 적은 아니지만...”

무료통화 한다는 저커버그에 '윈윈' 전략 제시

일반입력 :2014/02/26 06:44    수정: 2014/02/26 07:30

김태정 기자

<바르셀로나(스페인)=김태정 기자>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통신 영역으로 넘어오는 페이스북을 놓고 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함께 가치를 창출하되 협력체제 안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은 확보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자회사 왓츠앱을 통해 오는 2분기 ‘무료 음성 통화’ 사업에 나선다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선언과 맞물려 주목되는 발언이다.

하 사장은 25일(현지시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 참석차 찾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페이스북에 대한 생각들을 설명했다.

인터넷망을 이용한 페이스북 ‘무료 음성 통화’ 사업은 각국 이동통신사들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전통적인 음성 통화 수익은 확 줄고 망 부하 부담만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 사장은 “그들(인터넷 업체)과 등을 돌릴 필요가 없다”며 “장기적으로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통신사업자들은 빠른 네트워크 기술이라는 강점을 강조해야지 상대방이 잘하는 부분에서 억지로 이기려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곧, SK텔레콤의 주 종목이 아닌 인터넷 분야에서 페이스북 등에 맞서는 것보다 ‘네트워크 기술’을 지분으로 삼아 협력 관계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세계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지난 수년 망 부하를 유발한다며 페이스북을 적대시했지만 올해에는 MWC 기조연설에 저커버그를 초대하는 등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이 같은 협회 분위기에 대해서도 하 사장은 기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전했다.

하 사장은 “GSMA에서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 얘기가 나왔는데 반응들이 꽤 긍정적이었다”며 “등을 돌리고 있던 전과는 어느 정도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페이스북과 대립해 온 유럽 통신사업자들이 이제는 마음을 오픈하는 방향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며 “상대를 깎아내리기보다 우리의 강점을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단, 향후 인터넷 기업들과 협력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그 안에서 의미 있는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도 하 사장은 분명히 했다. ‘네트워크 기술’은 이 미래를 대비한 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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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사장은 “통신과 인터넷, 다른 산업간의 컨소시엄에서도 어떤 진영이 힘이 강한지를 놓고 영향력 경쟁이 있을 것”이라며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우선 과제로 삼아 기술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왓츠앱은 전날 MWC 현장에서 “올해 2분기부터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를 시작해 실 사용자 10억명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