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태터앤미디어, 네이버 등에 재직하며 서비스 기획자로 내공을 쌓아 온 ‘유저스토리랩’의 정윤호㉟ 대표. 지난 2008년 창업해 10여 명의 직원이 재직하고 다양하고 신선한 웹서비스들을 연달아 내놓아 스타트업 업계의 모범적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정대표가 처음 창업 시장에 뛰어들 결심을 한 것은 블로그에 매료되면서부터다. 개개인이 만든 양질의 콘텐츠를 쉽게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콘텐츠 생산자가 많아져도 콘텐츠의 유통 경로는 한정적인 상황을 해결하고 싶었다”며 “일반 사람들도 자신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쉽게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창업했다”고 말했다.
유저스토리랩이 지금까지 내놓은 서비스들은 얼핏 서로 유기적인 관계가 없어 보인다. 각자가 읽은 책을 한 곳에 정리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유저스토리북’, 반려동물의 사진을 기록하고 친구들과 공유하도록 만든 SNS ‘펫러브즈미’, 기업용 소셜 미디어 분석 서비스 ‘트렌드믹스’, 최근 출시된 위치 기반의 SNS ‘옷깃’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이들 서비스는 유저스토리랩의 슬로건 ‘organizing experience’, 즉 사람들의 경험을 모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소셜 서비스라는 한 틀로 규합된다.
최근 새롭게 출시해 사용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옷깃(www.otgit.com)’은 정대표에게 비즈니스에 대한 새로운 혜안을 준 서비스다. 카페24(www.cafe24.com) 서버를 통해 장기간의 테스트를 거쳐 iOS, 안드로이드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했다. 기업들에게서 수익 구조를 얻어 왔던 기존 모델들과 달리 유저스토리랩 최초로 사용자에게 과금 할 수 있는 모델로 만들었다.
정대표는 “기존 서비스에서는 사이트 체류시간, 자주 보는 페이지 정도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옷깃을 통해 유저가 결제로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경로를 공부할 수 있었다”며 “향후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도 훨씬 매력적이고 파워풀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옷깃은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크다. 사용자가 자주 방문하는 장소를 옷깃이 기억하고 그 장소에 방문한 다른 사람들을 보여주며 대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하루에 5명까지는 무료로 대화를 걸 수 있다. 한마디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현실화한 것이다. 게임회사 와이디온라인과 공동으로 개발해 위치 기반의 세밀한 알고리즘을 짰다. 새로운 개념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정윤호 대표는 “관심사와 취향에 대한 기록을 사람들이 남기면, 그 기록이 의미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다”며 “기술이 더 좋은 정보를 제안해주며, 유저스토리랩은 그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새로운 것을 제시하는 곳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정대표와의 1문1답>
▲ 책을 첫 서비스로 출시한 이유는.
사람들이 많은 책을 읽고 살아가는데, 정작 내가 본 책을 서고처럼 정리할 수 있는 툴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고, 또 어떤 책을 추천하는지 궁금할 텐데 이 문제를 커뮤니티적으로 풀어보자 싶었다. 출판업계에는 타깃 광고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아직은 더 개발해야 한다. 유저스토리랩의 모든 서비스가 그렇다. 우선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다양한 기능을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 옷깃은 소셜 데이팅 앱인가?
그렇게 규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서비스가 어떤 정체성을 갖느냐 하는 것은 만드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쓰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인식한다면 그렇게 가는 게 맞겠다. 아무래도 남녀 관계가 모든 만남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지니까. 지금 살고 있는 곳에 친한 동네 친구가 하나 있는데, 가까운 곳에 편안한 사람이 있다는 게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옷깃을 생각했다.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은 없나?
펫러브즈미도 그렇고, 옷깃도 그렇고 글로벌화하기 좋은 모델이라는 생각은 한다. 펫러브즈미는 이미 일본어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먼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고 난 다음에 본격적으로 해외 얘기를 하고 싶다. 아직 강화해야 할 기능도 많고, 더 많은 유저가 모여야 한다. 서두를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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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 창업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아이템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요한 건 팀이다. 스타트업 대다수가 의미있는 결과를 내지 못하고 문을 닫는데, 물론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공을 위한 요소를 찾아낸다면 분명 의미 있는 실패다.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면 되는데, 팀이 견고하지 않으면 실패로 끝난다. 지금 팀원들과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자체가 감사하고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