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커뮤니티, 때아닌 버그 소동

일반입력 :2014/02/13 08:55    수정: 2014/02/13 08:57

손경호 기자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로 알려진 마운트곡스가 비트코인 시스템에 버그가 발견됐다며 출금서비스 중단을 선언하자 국내외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술렁거렸다.

근거없다는 주장도 쏟아졌다. 지난해부터 문제가 제기됐고, 보완책도 나왔다는 이유에서였다. 국내외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은 지난 10일 마운트곡스가 올린 공지글이다.

공지글에는 지난 몇 주간 조사를 통해 비트코인 지갑에서 비정상적인 행위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마운트곡스에 따르면 이 행위는 '트랜잭션의 가변성(Transaction Malleability)'과 관련된 버그로 비트코인 네트워크 내에서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마치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조작하는 일이 가능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이라면 그동안 비트코인의 공개 회계장부인 '블록체인(blockchain)'에 대한 신뢰성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마운트곡스가 오버했다는 의견이 많다. 과거에 등장했던 문제인데다가 해결책까지 나온 사안을 갖고 마치 심각한 버그가 있는 것처럼 사용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 핵심 개발자들을 포함한 국내외 커뮤니티들도 마운트곡스를 비난하고 나섰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마운트곡스가 공지글을 올린 뒤 비트코인 핵심 개발자로 알려진 가직은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 프로토콜, 네트워크는 현재 이상 없다며 이미 최적화가 끝난 기술 문제에 대해 오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지난 2011년 트랜잭션의 가변성에 대한 문제를 발견해 비트코인 관련 위키피디아 페이지에 해당 내용과 해법을 게재했다고 설명했다.

유명 비트코인 개발자인 게빈 안드레센도 비트코인 공식 재단에 올린 을 통해 이미 발견된 문제에 대한 대책을 충분히 세우지 않은 마운트곡스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에 사용되는 트랜잭션 ID는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가 승인되기 전에 이름이 변경될 수 있다. 때문에 충분히 확인된 트랜잭션 ID만을 허용하도록 소프웨어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하나 마운트곡스는 그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내 비트코인 커뮤니티 회원 중 한 명도 '마운트곡스 비트코인 트랜잭션의 기술적 문제 공지와 해설'이라는 글을 올리며 마운트곡스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 글은 앞서 가직이 위키피디아에 올린 문제에 대한 보완책을 언급하면서 트랜잭션 ID와 연결된 비트코인 월렛 주소의 남은 잔액을 확인하는 과정만 거쳐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각한 점은 마운트곡스가 공지글을 통해 이중지불이라는 비트코인 생태계에 근본적인 결함이 존재하는 것처럼 과장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월렛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블록체인(blockchain.info)'에 근무 중인 안드레아스 안토노폴로스 블록체인 최고보안책임자(CSO)는 블로그에 마운트곡스가 제기한 문제는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비트코인 월렛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운트곡스가 이러한 행동을 한 이유는 뭘까. 국내 커뮤니티 관계자는 현재 비트코인 유입량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마운트곡스가 비트코인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여론을 만든 뒤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현재 잔고부족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 문제에 대한 국내외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여론은 '바이 바이 마운트곡스'라는 기사 제목으로 압축된다.

의도가 어떻든 논리적인 근거 없이 비트코인 생태계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고 과장 해석한 점 때문에 앞으로 마운트곡스는 사용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 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 세계 비트코인 시세를 한 눈에 보여주는 코인데스크 등에서는 마운트곡스를 분석대상에서 제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