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자체 콘텐츠 산업 활성화 지원 사업 유치에 발 벗고 나선 송영길 인천광역시장이 게임산업에 대한 이중적 행보를 보여 논란을 빚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송영길 인천시장은 지난 7일 인천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중독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법률안(이하 게임중독법) 법제화를 촉구하는 ‘중독없는 인천만들기’ 시민단체 발대식에 참석했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대목은 송영길 시장이 게임중독법 입법화 촉구 자리에 직접 참석한 부분과 송 시장이 직접 공식 홈페이지 시정일기를 통해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 중독문제 강연을 유익하다고 평가한 부분이다.
송 시장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문화부 주관의 콘텐츠코리아 랩 사업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고 시정일기로 밝힌 날 신 의원의 중독문제 특강을 가리켜 “매우 유익한 강의였고 우리시 차원에서 초청해 들어 볼만 한 강의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게임업계는 송 시장이 인천시에 콘텐츠산업 활성화를 추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콘텐츠 산업의 핵심인 '게임'을 4대 중독물질로 규정하는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중적이라는 입장이다. 게임 등 문화·예술계가 반발한 게임중독법을 송영길 시장과 인천시가 직·간접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게임중독법 발의자인 신의진 의원의 강연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에 공분하고 있다.
게임 등 문화·예술계는 게임중독법을 ‘문화 말살 정책’으로 규정, 1935년 유태인으로부터 독일 시민권을 박탈한 나치 독일 뉘른베르크법에 비유하는 등 게임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법안으로 비판하고 있다.
콘텐츠코리아 랩 공모사업은 문화부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2개소를 선정해 지역 콘텐츠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20억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원 혜택 대상자격은 게임 등 각 지역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 기업들이다.
한국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관계자는 “송영길 시장이 게임중독법 논란에 대한 전후사정을 알았다면 절대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게임중독법의 복합적인 면을 보고 판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콘텐츠코리아 랩 선정에 있어 시장의 철학이 절대적인 평가항목이 될 순 없지만 참고항목으로는 사용될 수 있다”면서 “각 부처마다도 입장이 다르지만 게임 등 콘텐츠 사업에 대한 역기능보다 순기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인천광역시 문화예술과 조병택 주무관은 교회 행사 요청이 와서 참석했을 뿐 사전에 인천시가 게임중독법 논란을 알거나 교감이 있던 상태는 아니었다며 시장 개인적인 생각으로 (신의진 의원) 특강을 지지한 것이지 인천시의 입장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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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날 발대식에서 인천시 기독교 단체들은 “인기총을 중심으로 한 10개 구·군기독교연합회를 주축으로 인천지역 내 중독유발 환경을 정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한국교회 차원에서도 4대 중독 예방을 위한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해줄 것과 교회설교 시간에도 4대 중독 예방의 필요성을 적극 소개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신의진 의원은 “우리나라의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게임 중독자가 333만 명이나 되고 심지어 영·유아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심각하다”며 “복음의 도시 인천에 이런 4대 중독자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빠른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