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상속 소송’ 오늘 오전 항소심 판결

6일 오전 2심 선고공판 앞두고 재계 촉각

일반입력 :2014/02/05 17:26    수정: 2014/02/06 07:28

정현정 기자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이 남긴 차명재산을 놓고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간 벌어진 상속분쟁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4부(재판장 윤준 부장판사)는 6일 오전 10시 이맹희씨가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인도 청구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지난해 1심 판결에서 패소한 이맹희 전 회장이 상소하면서 시작된 항소심 공판에서 양측은 선대 회장의 유지를 놓고 공방을 벌여왔다. 원고 측은 이병철 선대회장이 남긴 차명주식이 분배할 상속재산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데, 피고 측은 차명주식 단독 상속의 정당성을 피력하는 데 주력했다.

1심 당시 4조849억여원에 달했던 전체 소송가액은 2심으로 올라오면서 96억원으로 대폭 줄었지만 두 번의 청구취지 변경을 거치면서 9천400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마지막 공판에서 이맹희씨 측이 삼성에버랜드 등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면서 소송 범위는 줄었지만 소송금액은 오히려 늘었다.

남은 청구 대상은 삼성생명 차명주식 중 이건희 회장의 상속 원주 및 무상주에 해당하는 삼성생명 425만9047주, 삼성전자 33만7276주, 이익배당금 513억원 등이다.수차례의 걸친 재판부의 화해 권고와 이맹희씨 측에 조정 제안에도 결국 삼성가 상속소송은 2심에서도 판결로 결론이 나게 됐다.

마지막 공판에서 이맹희씨 측은 “해원상생의 마음으로 묵은 감정을 모두 털어내고 아버지 생전의 우애 깊었던 가족으로 돌아가는 것이 마지막 바램”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공개하며 재차 법적 조정을 제안했지만 이건희 회장 측은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며 이를 거부했다.

조정을 제안한 이맹희씨 측도 소송은 취하하지 않고 청구금액은 오히려 100배 가까이 늘렸다.

항소심 판결이 나온 이후 어느쪽이든 상소에 나서면서 소송이 대법원까지 이어질지 여부도 관심사다. 당사자 간 조정을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루자는 이맹희 측과 달리 이건희 회장 측ㅇ; 금전적 보상이나 합의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는 것도 상고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원고 측이 연속 패소할 경우 소송 비용 부담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상소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폐암 수술을 받은 이맹희 전 회장은 최근 일본에서 암이 부신으로 전이됐다는 판정을 받고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들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신장이식 수술을 받으면서 이에 대한 심적 부담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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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 상속소송은 지난 2012년 2월 이맹희 씨가 “아버지가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한 재산을 이 회장이 다른 상속인에게 알리지 않고 단독 명의로 변경했다”며 7천100억여원대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건희 회장 누나인 이숙희씨와 형 이창희씨의 며느리가 소송에 합류하면서 집안싸움으로 확대됐고 소송가액도 4조849억여원으로 늘어났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17만7천732주에 대한 인도청구를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도 기각했다. 1심에 참여했던 이숙희씨와 이창희씨 며느리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이 전 회장 단독 항소로 시작된 항소심은 그동안 7차례 공판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