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시작…유료방송 합산규제 향방은

논의 법안 후순위로…사업자 입장차에 국회 갈팡질팡

일반입력 :2014/02/03 15:42    수정: 2014/02/03 15:50

2월 임시 국회 일정이 시작되면서 유료방송 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시장점유율 합산규제 법안 처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회 내에서 입장이 갈리는 내용의 법안은 뒤로 미루고 지난해 처리하지 못한 개별 법안부터 처리하자는 분위기에 조기 논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복수의 국회 및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여야 실무진 급은 우선 처리하기로 한 추가 법안 30개 가량에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합산규제를 배제했다. 쟁점이 되는 법안은 이후에 처리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데 따른 것이다.

아직까지 안건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심사소위 상정 법안 최종 확정 단계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1차 사안이 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ICT 업계 최대 화두인 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도 후순위로 밀렸다.

■‘개점휴업’ 미방위, 쉬운 법안 우선 처리?

무엇보다 미방위는 지난해부터 ‘개점휴업’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만큼 당장 법안 처리 실적이 필요하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미방위는 지난해 9월 정기국회와 12월 임시국회에서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ICT 업계와 과학계를 두루 다루며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담당하는 상임위란 점을 고려하면 비난 사유로 충분하다.

일부 법안부터 처리하자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법 처리 선행여부에 따라 다른 법안을 논하자는 지난해 기조에서 다소 변화된 것이다.

당시 야당에서는 미방위 내부뿐만 아니라 특별위원회까지 정부의 언론 간섭을 막아야 한다며 이 법을 최우선 처리 과제로 뒀고, 여당은 이를 정면으로 반대했다. 결국 법안소위가 파행되며 미방위에서는 법안과 관련된 어떠한 논의도 오가지 못했다. 미통과 법안들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여야 모두 정쟁에만 몰두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목이다.

■사업자간 평행선 팽팽…반대 논리 굳건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이해당사자인 KT그룹과 케이블TV 업계의 논의도 큰 진전이 없다. 찬반이 명확한 내용이라 사업자간 합의도 쉽지 않다. 사실상 절충안이 없는 상황이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설 연휴 직전 기자단 신년 오찬을 열고 시장점유율 합산규제 통과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당시 양휘부 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2월 정기 국회에서 관련 규제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 유료방송의 공정 경쟁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KT IPTV와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이 사실상 한 사업자의 방송 플랫폼으로, 유료방송 시장에서 KT의 독과점적 지배력이 강화되고 방송 다양성이 훼손된다는 주장이다. 방송의 경우 사후 규제가 어려운 시장이라 사전 규제를 통해 공정성을 갖춰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KT는 “여론 지배력은 콘텐츠의 생산과 편집 단계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전송 수단에 불과한 플랫폼 사전규제와는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나아가 개별 PP 경쟁을 제한해 방송 다양성을 훼손한 사례는 오히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간 수직 결합한 복수종합유선·방송채널사용사업자(MSP) 사업자와 개별 PP간에서 일어났고, IPTV의 성장으로 PP 사업자의 매출이 증가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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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국회도 혼란스럽다. 국회 안팎에 따르면 미방위 내에서도 법안 발의 의원 외에는 관련 규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갖춘 의원실이 손에 꼽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어느 사업자 진영이 미방위 의원들을 설득해 본회의까지의 단계를 밟느냐만 문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