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 매출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따라잡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IBM이 '클라우드 최강자' 이미지를 얻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쟁업체와 직접 비교하는 것에 소극적이던 IBM이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을 놓고 '급하긴 급했나 보다'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마존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30일(현지시간) 직후 IBM은 대변인을 통해 자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매출이 아마존웹서비스보다 앞섰다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IBM 최고재무책임자 CFO 마틴 슈로더는 지난 21일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클라우드 매출이 44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보다 68%증가한 수치다.
아마존의 지난해 매출 중 AWS 클라우드를 포함하고 있는 '기타(other)'부문 매출은 37억달러를 기록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기타 부문에는 AWS와 광고 매출, 신용카드, 기타 비 유통 활동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4분기 매출 발표만 놓고보면 IBM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정확한 비교는 아니다. AWS와 IBM이 말하는 '클라우드' 비즈니스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발표한 매출에서 숫자를 넘어 고려해야 할 점은 바로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무슨 사업이 포함돼 있느냐다.
IBM 클라우드 매출에는 퍼블릭클라우드서비스 이외에도, IBM은 프라이빗클라우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하이브리드클라우드라는 이름으로 프라이빗과 퍼블릭 클라우드 솔루션을 함께 판매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와 마케팅 및 협업 소프트웨어는 물론 슈퍼컴퓨터 왓슨도 클라우드 매출로 잡았다.
이를 보도한 리코드(recode)는 IBM이 AWS보다 클라우드비즈니스에서 더 큰 사업자로 보이고 싶은 나머지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마존 웹서비스는 순수하게 서비스형인프라(IaaS)를 제공한다. IBM처럼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서비스 하지 않는다.
아마존은 또 SaaS도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 SaaS 앱을 구축하는 많은 기업들이 아마존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아마존 웹서비스 매출이 2015년까지 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8월 발표한 시장조사 보고서에는 아마존 클라우드가 유사한 비즈니스를 하는 14개회사를 합친 것보다 5배 더 많은 컴퓨팅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IBM이 눈에 뻔히 보이는 꼼수를 부리는 이유는 '마켓쉐어(시장점유율)'에 앞서 시장에서 정서적으로 우세를 판명하는 '마인드쉐어'에서 아마존을 제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마존이 서비스하지 않는 부분을 포함해서 클라우드 매출을 발표함으로써 아마존이 수년간 지켜왔던 클라우드 시장의 제왕이라는 인식을 와해시키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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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IBM 클라우드가 성장하고 있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IBM은 최근 클라우드에 12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해 15개 국가에 총 40개 데이터센터를 보유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힘입어 SaaS와 서비스와 기타 관련 서비스를 모두 합친 클라우드 매출을 70억달러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계획도 내놨다.
리코드는 IBM 클라우드가 성장하고 있지만 아마존과 같은 서비스만 놓고 비교했을 때 2015년까지도 전세를 역전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