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지난 겨울보다 올 봄이 더 춥다

수요 포화에 에이스 부재…역성장 우려

일반입력 :2014/01/28 15:02    수정: 2014/01/28 15:56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올해 초 스마트폰 사업이 지난해 말보다 더 힘겨울 전망이다.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포화된 가운데 두 회사 다 공격적인 매출 목표를 내놓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마케팅비 증가로 고민이 크고,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가(CEO)가 직접 올 1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보다 14조원 이상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스마트폰 세계 최강인 두 업체마저 올 1분기에는 보릿고개를 각오하는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8천800만대로 전분기 대비 200만대 감소했다.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18분기 만의 역성장이다.

이 기간에 스마트폰 중심의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은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8% 감소한 5조4천7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잔치가 끝났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주력인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고 중국산 저가 공세까지 거세지면서 마케팅비를 늘릴 수밖에 없었다. 영업이익 확 떨어진 이유로 삼성전자가 우선 지목한 요인이 마케팅비 부담이다.

올해 1분기에 이 어려움은 더 커졌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지난해 주력 '갤럭시S4'와 '갤럭시노트3'의 인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추세다. 오는 4월 '갤럭시S5' 출시 전까지 두 제품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김현준 삼성전자 IM 전무는 “유럽과 중국 등의 4세대 이동통신(LTE) 확산에 맞춰 전략 제품들을 내놓겠다”며 “1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0% 이상 판매 증가가 목표”라고 밝혔다.

애플은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 예상치가 420억~440억달러라고 밝혔다. 전 분기 매출 576억달러 대비 130억달러 이상 떨어질 것이라는 예고다.

이 발표 후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자그만치 8.08% 급락했다. 과거 실적은 차치하고 향후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가 주가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 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5천100만대로 애플 스마트폰 사업 사상 최대 기록이지만 투자자들은 웃지 못했다. 쿡 CEO의 예고는 이 기록이 '정점'이고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미국 씨넷은 “올해 1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4천500만대 이하로 떨어지고, 이어지는 2분기에는 이보다 1천만대 적은 3천500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 역시 봉착한 난관은 삼성전자와 비슷하다.

제품을 잘 만들어도 수요가 줄어들기에 기술 투자 만으로는 성장이 어려워졌다. 아이폰5c보다 저렴한 보급형 제품 필요성도 커졌다. 차기 아이폰 출시는 올 하반기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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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스마트폰 판매 성장세가 기대 이하로 나타났다”며 “시장이 포화됐다는 우려가 현실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A는 지난해 3억2천490만대 규모였던 300달러 이상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3억2000만∼3억3000만대 근처에서 정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