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스마트폰 코리아 혹한기’ 현실로…

많이 팔아도 수익 뚝…애플-중국산과 전쟁 가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나란히 스마트폰 부진에 빠졌다. 애플과의 전투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올해도 ‘쉽지 않다’는 게 이들의 자체 전망이다.

양사 모두 제품 판매량은 늘리면서도 수익은 꺾였다. 게다가 연말 성수기에 일어난 일이다. 경쟁자들에 맞서 점유율을 뺏고 지키려는 마케팅 강화 발목 잡혔다.

그 만큼 마케팅 없이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업황이 어두워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달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지난해 4분기 우울한 스마트폰 성적표를 받았다.

이 기간 스마트폰 중심의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업부문이 거둔 영업이익은 5조4천7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8%나 떨어졌다. 전년 동기와는 거의 같은 수치다.

IM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도 타격을 받았다.

4분기 8조3천100억원을 기록했고 전년 동기 대비 5.95% 감소한 수치다. 한때 10조원을 넘었던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뚝 떨어진 데에 IM의 부담이 크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어닝쇼크 수준”이라며 “주원인은 IM 부문의 수익성 악화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본부는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1천300만대를 팔고, 적자 434억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 적자 797억원을 줄였지만 위태로운 수치다. 두 분기 연속 적자에 따라 연간 흑자 규모는 709억원에 머물렀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5%다.

LG그룹 전체가 밀어주는 LG전자 MC본부여서 더 눈길이 가는 기록이다.

잘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다.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애플과 중국산의 경쟁력이 강화됐기 대문이다.

애플이 지난해 4분기 아이폰5s,5c 돌풍을 일으켰지만 삼성전자 대응은 약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세계 4위 규모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 점유율이 근래 60%가 넘고 삼성전자는 10%를 못 챙기고 있다.

중국 화웨이와 레노버는 LG전자를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5위로 끌어내렸다. 3~5위 자리를 놓고 LG전자가 중국산과 벌이는 싸움이 치열하다.

결국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마케팅 투자를 대폭 강화했고, 각오했던 수익 악화가 현실화됐다. 양사는 모두 “마케팅비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1분기는 전통적이 비수기고 경쟁상황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임원들은 보수적인 올해 전망을 내놨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CFO)는 “올해 1분기에 단말기 사업은 매출과 손익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올해 2분기까지는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순차 출시 예정인 제품들의 성적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