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마케팅비 느는데…유무선 통신 어쩌나

보조금 증가에 영업비용↑…ARPU 상승 희망

일반입력 :2014/01/28 10:00    수정: 2014/01/28 11:04

정윤희 기자

KT 실적이 바닥을 쳤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주당 2천원의 배당정책도 800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경영진 교체에 앞서 부진을 털고 가는 ‘빅 배스(Big Bath)’ 효과가 발생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당초 증권가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이다.

KT는 28일 별도기준 4분기 매출액 4조6천361억원, 영업손실 2천317억원, 당기순손실 3천5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9% 줄어든 17조9천371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5% 감소한 3천446억원, 순손실은 1천44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자회사 연결기준으로는 4분기 매출액 6조2천144억원, 영업손실 1천493억6천800만원, 당기순손실 3천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8.4% 늘어났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전체로는 매출액 23조8천10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7% 줄어든 8천740억원, 순이익은 1천816억원으로 전년 대비 83.6% 줄어들었다. KT는 유선매출 감소와 감가상각비 등 영업비용 증가를 영업이익 감소의 이유로 들었다.

특히 본원적 경쟁력인 통신부문 실적이 좋지 않다. 유선부문 매출 하락과 무선부문 성장 정체가 걱정거리다. BC카드, KT스카이라이프, KT렌탈 등 비통신 계열사의 영업이익 기여분이 5천29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6배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날 새로 취임한 황창규 신임 회장이 “우리의 주력인 통신사업을 다시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케팅 비용 ‘발목’…무선매출 정체 심화

KT의 4분기 영업비용은 6조3천639억원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17.3% 증가했다. 영업손실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이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마케팅비용이다. KT는 지난해 4분기 7천557억원을 마케팅비용으로 지출했다. 직전 분기 대비 25.3%,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어난 금액이다. 지난해 연간 마케팅비용은 2조6천811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늘어났다. 매출에서 마케팅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분기에만 16.3%, 연간 14.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비용은 (판매관리비+광고선전비-단말이익)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보조금 지출 등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4분기 하이마트발(發) 17만원 갤럭시S4 보조금 대란, 갤럭시S4 LTE-A 마이너스폰 등장 등 시장과열 속에서 KT 역시 적지 않은 보조금을 투입한 셈이다.

이밖에도 계열사 편입 등의 영향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신규 주파수 할당에 따른 사업경지 증가, SI매출원가 및 무선콘텐츠 구입비로 인한 서비스 구입비도 증가가 영업비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무선에서 위안거리는 LTE 가입자 증가에 따른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상승이다. KT는 지난해 4분기 ARPU로 3만2천160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2.6%,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연평균 ARPU를 따져 봐도 전년 2만9천709원 대비 6.2% 증가한 3만1천556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KT의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는 1천128만8천명으로, 이중 LTE 가입자 비중이 47.9%에 달한다. LTE 가입자 비중이 60%를 넘는 경쟁사에 비해 ARPU가 상승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남아있는 셈이다.

■유선매출 지속 하락…설비투자 줄인다

유선분야 매출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유선전화 가입자와 통화량 감소세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KT 유선매출은 지난해 4분기 1조4천734억원을 기록, 직전 분기 대비 0.7% 늘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9% 줄어들었다. 지난해 연간 유선매출 역시 5조9천654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감소했다.

그나마 유선부문 효자는 초고속인터넷이다. 초고속인터넷은 지난해 4분기 4천48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며 유일하게 성장했다. KT는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결합할인 감소로 ARPU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매출이 하락하자 자연스럽게 투자지출 규모도 축소했다. KT는 지난해 전년 대비 10.7% 줄어든 총 3조3천125억원의 설비투자(CAPEX) 금액을 집행했다. 연간 가이던스 3조5천억원과 비교하면 93.3%를 집행한 셈이다.

반면 올해 CAPEX 가이던스로는 총 2.7조원을 제시했다. 무선부문은 지난해 대비 2천938억원 줄어든 1조원을, 유선부문에서는 825억원 줄어든 1.2조원을 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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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주력 사업인 통신사업을 다시 일으키고, 통신을 기반으로 융합서비스를 선도해 1등 KT를 실현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신임 CEO와 함께 뼈를 깎는 비장한 자세로 당면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미래 ICT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창의와 혁신, 융합의 KT로 재도약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전날인 지난 27일 주주총회를 통해 황창규 신임 회장을 공식 선임했다. 황 회장은 취임 직후 전체 임원의 27%, 지원부서 임원 50%로 줄이는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