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들이 ‘4배 빠른 LTE’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광대역 LTE, LTE-A 등 ‘2배 빠른 LTE’ 경쟁에 이은 이통사들의 네트워크 속도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특히 ‘세계 최초’ 타이틀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다.
다만 해당 기술의 상용화는 이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출시되는 올해 연말 경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또 상용화를 위해서는 3밴드 CA에 활용할 추가 주파수 확보와 기지국 구축도 필수다.
20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최고 300Mbps 속도(다운로드 기준)를 내는 ‘4배 빠른 LTE’ 3밴드 주파수 묶음기술(캐리어 애그리게이션, CA)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저마다 ‘세계 최초’ 시연 성공을 강조하고 나섰다.
3밴드 CA 기술은 20MHz 폭의 광대역 주파수에 각각 10MHz 폭의 2개 주파수를 더해 총 40MHz 폭을 LTE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최고 속도 75Mbps의 기존 LTE에 비해 4배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이 경우 800MB 용량의 영화 1편을 다운로드 받는데 22초면 충분하다. 같은 분량의 영화를 내려 받을 때 걸리는 시간은 3G에서 약 7분24초, LTE는 약 1분25초, LTE-A는 43초가 소요된다.(각 서비스 별 최고속도 기준).
시연에서 SK텔레콤은 1.8GHz 대역의 20MHz폭, 800MHz 대역 10MHz폭, 2.6GHz 대역 10MHz폭을 묶었고, LG유플러스는 2.6GHz 대역 20MHz폭, 800MHz 대역 10MHz폭, 2.1GHz 대역 10MHz폭을 묶었다.
KT 역시 최고 속도 300Mbps를 내는 20MHz+20MHz 2밴드 CA 기술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KT는 내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이 기술을 선보인다. 앞서 KT는 지난 14일 서울 강남 일부 지역 상용망에 최고 속도 225Mbps의 2밴드 CA(1.8GHz 대역 20MHz폭+900MHz 대역 10MHz폭)를 적용키도 했다.
■ 올해 말, 상용화 서비스 예상...추가 주파수 확보 관건
문제는 상용화다. 해당 기술들의 상용화는 칩셋 및 단말기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이 돼야 가능하다. 현재 통신업계에서는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하반기에 2밴드 CA를 지원하는 칩셋이 개발되고 올 하반기 이후에 3밴드 CA 지원 칩셋이 개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올해 말 정도에나 상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SK텔레콤과 KT의 경우 ‘4배 빠른 LTE’ 기술을 상용화 하려면 추가로 주파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SK텔레콤이 시연에 활용한 2.6GHz 대역은 SK텔레콤이 할당받지 못한 대역으로, 연말경 3밴드 CA를 상용화하려면 새로 주파수를 할당 받거나 기할당 받은 다른 대역의 주파수 용도변경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20MHz 폭 광대역 주파수를 1.8GHz 대역에서만 보유한 KT 역시 마찬가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실험실에서 시연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주파수 할당이 필요없어 글로벌 대역인 2.6GHz 대역을 3밴드 CA에 활용했다”며 “대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3개의 주파수를 묶는 기술을 시연 성공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단순히 기술을 개발해 시연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이를 상용망에 적용, 고객들이 실제로 언제부터 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KT의 상용망 시범서비스 성공은 실험실 시연 수준의 기술을 뛰어넘는 진일보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통사들은 3밴드 CA에 이어 향후 4개, 5개의 주파수 대역을 연결하는 4밴드 CA, 5밴드 CA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3GPP가 정한 기술 표준에 따르면 20MHz 폭의 주파수 대역 5개를 연결, 최대 750Mbps의 속도까지 구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MWC에서 20MHz폭의 광대역 주파수 3개를 묶은 3밴드 CA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고 속도는 450Mbp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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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세계 이통사들과의 컨설팅 계약과 압도적 우위의 통신 품질 등 SK텔레콤은 강력한 글로벌 통신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기술 격차 확대를 통해 통신 강국으로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택진 LG유플러스 SD본부 기술전략부문장은 “3밴드 CA는 2밴드 광대역 LTE-A보다 한 단계 진화된 기술로, 금번 기술 시연으로 LG유플러스가 차세대 LTE 서비스에서도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이 증명됐다”며 “현재 기술 표준화와 함께 기지국 장비와 단말기를 준비 중으로 연내 서비스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