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정규과목? 미래부만 너무 빨리 달린다

반대 여론 크고 공감대 형성도 안돼…앞길 험난할 듯

일반입력 :2014/01/20 09:50    수정: 2014/01/20 13:48

소프트웨어(SW)를 정규 교육과정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놓고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오버액션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통령의 최우선 국정과제가 '창조경제'인데 이에 부담을 가진 미래부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밀고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큰 성과 없이 역효과만 불러올 '해바라기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정규과목 채택을 위한 공감대 형성 노력이 거의 없었다는 게 문제다. 이런 상태에서 SW 정규 과목을 의무화하고 이게 수능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상태다. SW를 교육하는 것이야 큰 문제는 아니지만 의무화까지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관련 부처와의 사전 협의 없이, 미래부가 너무 앞서 달린다는 지적이 많다. 교육부도 신중한 입장이라 SW 정규과목 만들기의 앞날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20일 윤종록 미래부 제2차관은 교육부를 직접 찾아 나승일 차관과 함께 소프트웨어 교육 및 창의인재 양성 방안 등에 대해 정책협의회를 갖는다. 이날 협의할 내용에는 소프트웨어 과목의 정규교과 적용을 검토한 뒤 '2015 교육과정' 개정 시 반영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도 포함됐다.

윤종록 차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창의인재육성 업무가 미래부 제2차관 업무로 이관됐으며 20일 미래부 국과장들과 함께 교육부를 방문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SW혁신전략에서 SW과목 정규 과목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후 윤 차관은 SW 정규교과 적용 문제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원맨쇼'에 가깝다. 미래부만 적극적인 상황이다.SW를 정규과목 추진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코난테크놀로지의 SNS분석 툴 '펄스K'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SW과목 정규화'와 관련해 총 123건의 글이 SNS에 올라왔다.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글을 표시해주는 호감도 평가에서는 부정이 60.53%로 가장 많았다. 긍정이 28.95%, 중립이 10.53%로 나타났다.

15일은 미래부가 2018년부터 SW과목을 교고 정규교과목에 포함시키기 위해 교육부와 협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간 직후라 의견이 쏟아졌다.

SNS를 통해 올라온 의견 중엔 우리나라에서 수능과 연계되는 순간 교육은 엉망진창이 된다(@eterm***), 프로그래밍은 어느 분야보다도 학생들이 스스로 재미를 느끼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 분야이고, 재능과 재미가 없으면 마지못해 하면서 고역이 될 수 있다(@Mafin***), 이런 발상은 누가 하는 거냐? 미래부 성과내려고 하는 거냐?(@jongm******), 과학교육이 엉망인데 응용학문 먼저 배워서 머하나?(@Bu**) 등 의무교육과 수능연계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낸 글이 다수 눈에 띄었다.

교육부도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지난해 5월 미래부와 '창의적 인재육성 MOU'맺었을 때만해도 SW교과목 정규화나 수능 도입에 대한 내용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차례 미래부와 관련 학회의 요청으로 회의를 가졌으나 아직 교육부가 SW 정규과목 추진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온 적은 없다.

미래부와 관련 사안을 놓고 회의에 참석했다는 한 교육부 관계자는 SW 정규과목 추진은 미래부와 관련 학계의 바람일 뿐이며 교육부는 여기에 아주 신중한 입장이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SW교육을 진행해온 일부 민간단체 마저도 미래부의 급진적인 정책 드라이브에 내심 당황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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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단체 한 관계자는 미래부가 SW정규 과목화를 추진하더라도 적용되려면 다른 정권으로 넘어가는 일인데 쉽지 않을 것이다며 또 물리적으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수업받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SW과목이 생겨버리면 다른 과목은 축소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아마 다른 학계에서도 반발이 크지 않겠냐고 SW 정규과목화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미래부 소프트웨어 정책과 김도균 과장은 교육부도 SW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정규 교과과정 선정은 단독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니 만큼 신중한 입장인 것이 맞다며 미래부도 교과과정 수정에 신중을 다해야한다는 데 공감하면서 SW교육의 중요성이 크기때문에 계속해서 협의해 나가는 과정이며 2015년 교육과정에 이 문제를 포함 시켜 논의해보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