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채널 하나에 방송 2개, 어떻게 보나요

일반입력 :2014/01/12 15:06    수정: 2014/01/12 15:06

TV 채널 하나에 방송을 2개 이상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에 따라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가 허용됐다. 정부는 당시 시청자 복지를 위해 무료로 MMS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MMS(멀티모드 서비스)는 생소한 이름이다. 얼핏 휴대폰 대용량 문자로 착각하기 쉽다. MMS란 디지털 방송 1개 채널에 할당된 주파수에 여러 개의 채널을 제공하는 것으로 디지털 콘텐츠의 압축기술 발전에 따라 가능해진 서비스다.

이를테면 KBS1 채널과 KBS2 채널을 각각 TV 리모콘으로 7번, 9번처럼 따로 떨어진 채널에서 보는게 아니라 7-1번, 7-2번과 같이 한 채널에 뒷자리 숫자가 바뀌는 한 채널에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최신 TV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채널을 돌리면서 이와 같은 채널 번호를 보았을 것이다. 또는 방송 하나에 오디오 채널을 끼워 넣을 수 있다.

현재까지 MMS는 기술적으로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실제 가정 내에서 시청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방송 기술과 정책 주관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MMS 준비 단계로 지상파 4사의 실험방송을 허용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오는 14일부터 KBS를 시작으로 지상파 방송사 한곳씩 2주간 돌아가면서 MMS 콘텐츠를 송출한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 2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실험방송 첫 번째 주자인 KBS가 실험방송 단계에서 오작동의 사례를 알아보기 위한 수신가구 확보에 따라 방송 송출이 늦춰졌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에 따라 14일부터 KBS, EBS, MBC, SBS 순으로 약 2주씩 실험방송을 진행한다.

■지상파 MMS 보려면, 채널 5번으로 직접 수신

시청자들이 MMS 실험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디지털TV가 있어야 한다. 정확히는 엠펙4(MPEG-4) 디코더가 내장된 TV를 통해 시청이 가능하다. 2011년 이후 3D TV를 구입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지금의 지상파 방송은 엠펙2 압축기술을 사용 중이다.

일반 디지털TV를 가지고 있더라도 MMS 실험방송을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 채널에서 2개 방송이 아니라 하나의 방송만 볼 수 있다.

실험방송은 지상파를 직접 수신할 경우 5-1번과 5-2번에서 볼 수 있는데, 엠펙4를 지원하지 않는 TV라면 5-1번만 시청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첫 실험방송을 시작하는 KBS는 5-1번에 KBS월드 채널을, 5-2번에 KBS 드라마를 송출할 계획이다. 즉 엠펙4 미지원 TV 시청자는 5-1번만 볼 수 있게 된다.

주파수를 통해 무료로 서비스되는 지상파 방송이다. 이 때문에 케이블TV나 IPTV 가입가구에서 MMS를 보려면, 유료방송 연결선을 분리하고 직접 수신 모드를 택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에 없던 채널에서 방송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디지털TV 리모콘에서 메뉴, 채널 검색, 자동채널 검색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리 동네는 안 나오는데?

이번 지상파 MMS 실험방송은 본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 오작동이나 체감 화질 저하를 확인하려는 과정이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KBS 관악산 송신소를 중심으로 지도에서 볼 때, 날개를 펼친 나비 모양의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MMS 시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방통위와 미래부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송파구, 용산구와 인천, 안양 등지가 해당한다.

신호가 다소 약하지만 멀리는 노원구 지역도 가능하다고 한다. 관악산 아래에 있는 과천 지역도 시청할 수 있다. 반면 마포구, 은평구 등의 서울 북서 지역은 MMS 시청이 불가능하다.

■디지털TV 시청자도 SW 업그레이드 거쳐야

엠펙4 디코더가 내장된 최신 디지털 TV라고 해도 채널만 설정하면 MMS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절차를 밟아야 한다.

관련 내용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TV 제조사 홈페이지를 찾아보면 된다. SW 업그레이드 방법은 모델에 따라 제조사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 TV는 랜선을 통해 혹은 USB 메모리 드라이브를 통해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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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범방송에서 고려된 방법은 아니지만, MMS를 하게 될 경우 주파수를 통해서도 SW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한다. 즉 TV를 켜고 별도로 관련 내용을 찾아서 하는게 아니라 방송사들이 관련 콘텐츠를 방송처럼 송출하는 식으로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구정 연휴를 앞두고 MMS 실험방송을 시작하는 EBS는 SW 업그레이드 없이도 시청할 수 있다. 다른 방송사와 달리 EBS는 엠펙2 압축기술을 이용해 실험방송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