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치대의 구부러진 초고해상도(UHD) TV, 태양광 핸드백 충전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커넥티드카.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 2014에서 볼 수 있는 품목들이다. CES는 그 해 전자업계의 최신 기술과 신제품 동향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전시회로 꼽힌다. CES 2014는 오는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나흘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다.
CES 2014에는 오디오, 비디오, 오토모티브, 디지털이미징, 게이밍, 엔터테인먼트 등 15개 카테고리에서 3천200여개 업체가 부스를 차려 2만개가 넘는 신제품을 공개한다. 참관객수도 전 세계 150개국에서 15만명이 넘는다. 올해의 주요 화두는 ▲UHD TV ▲웨어러블과 디지털 피트니스 ▲스마트카 ▲사물인터넷(IoT) ▲3D프린팅 등이 될 전망이다.
제일 큰 볼거리는 역시 TV다. CES는 일명 ‘TV쇼’라고 불릴 만큼 이 부문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이뤄진다. 올해 가장 주요한 화두는 UHD다. 수장들의 지휘 아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파나소닉, 샤프, 하이센스, TCL 등 중국과 일본 제조사들은 일제히 UHD TV를 주력으로 세울 것으로 보인다.
별들의 전쟁도 관심사다. CES에는 전자업계의 대표 경영진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총수, CEO 등이 행사 기조연설자, 협력관계 모색을 위한 참관객 등으로 참석해 홍보전, 협력관계 모색에 나서며 경쟁사 동향도 점검한다.
올해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전시관을 찾을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내부 일정으로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삼성에서는 윤부근 CE부문 삼성전자 사장, 신종균 IM부문 사장,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의 참석이 예정됐다. LG그룹은 하현회 HE사업본부 사장,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등도 전시회를 찾아 제품 홍보에 직접 나선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신임 CEO,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등은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폴 제이콥스 퀄컴 CEO, 딕 코스톨로 트위터 CEO의 기조연설도 예정됐다.■UHD TV 확산일로…8K 등장할까?
지난해 CES에서는 차세대 TV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주인공 자리를 꿰찼지만 기술적 한계로 대중화 시기가 늦춰지면서 UHD TV가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관측이다. 주요 제조사들은 올해 50인치부터 100인치대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각 업체들이 화면크기를 얼마나 키우고 획기적인 곡률을 가진 제품을 공개할지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세계 최초로 105인치 곡면 UHD TV를 올해 주력 제품으로 공개한 상황이다. 이밖에 풀HD의 8배 행사도인 8K(7680×4320) 디스플레이와 화면의 곡률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 TV를 깜짝 공개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CES를 주최하는 전미가전협회(CEA)는 풀HD 대비 해상도가 4배 높은 UHD TV 출하량이 올해 지난해 대비 9배나 증가해 45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CES에서 유튜브는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 제조사와 함께 새로운 비디오 코덱인 VP9을 활용한 4K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연하는 등 UHD 콘텐츠 확산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웨어러블’ 격전장
지난해 구글글래스와 갤럭시기어를 필두로 포문을 열었던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도 올해 CES가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올해 CES에서 많은 업체들이 얼마나 다양하고 획기적인 웨어러블 기기들을 선보일지가 관심거리다.
주최측은 페션웨어(FashionWare)라는 이름의 별도 존을 구성해 다양한 웨어러블 기술들을 전시한다. 이 곳에서는 바깥 온도에 맞춰 색상이 변하는 재킷이나 태양광으로 스마트 기기를 충전하는 핸드백 등 패션 아이템과 결합된 다양한 웨어러블 기술들이 전시된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리스트레볼루션(Wrist Revolution) 존에서는 GPS, 뮤직플레이어, 건강 모니터링 등 기능을 탑재한 다양한 스마트워치 제품들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올해 CES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후속제품과 LG전자의 ‘G아치’(가칭) 공개가 이뤄질지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스마트워치 ‘페블’을 선보인 페블사도 CES에서 깜짝 발표를 예고했다. 소니와 퀄컴의 스마트워치에도 관심이 모인다. 버그리미티드, 쿠쿠, 덴코, 브랜즈, 크로노즈, 메타와치, 넵튠 등 업체가 신제품을 선보인다.
웨어러블 기기와 함께 이용자들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디지털 피트니스 분야도 향후 큰 성장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CEA에 따르면 올해 CES에는 디지털 피트니스 분야에서 75개 이상에 업체가 전시에 참여한다.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한 수치다. CEA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을 중심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당 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구글·아우디 vs 애플·BMW 커넥티드카 승자는?
커넥티드카처럼 자동차에 꾸준히 IT 기술이 결합되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CES에서 차지하는 영향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CEO는 올해 CES의 기조연설자로 참여해 커넥티드카와 무인주행 기술과 오토모티브 산업 분야에서 이뤄지는 혁신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BMW, 크라이슬러,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현대기아차, 마쯔다, 메르세데스와 도요타 9개 업체가 CES에 부스를 차린다. 특히 자동차 산업과 IT 산업과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보쉬, 델파이, 듀얼일렉트로닉스, JVC켄우드, 미텍, 파이오니으 등 자동차용 전장부품과 인포테인먼트 업체들의 참가도 125개 이상으로 대폭 늘었다. 자동차 관련 전시장 규모는 지난해 보다 25% 늘어났다.
각 자동차 회사들이 커넥티드카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자동체 운영체제 시장 역시 모바일과의 연동을 위해 안드로이드와 iOS 진영으로 양분되고 있다. 올해 CES에서는 구글과 아우디, 애플과 BMW 등으로 분명하게 각 진영의 행보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주방은? 사물인터넷이 그리는 미래
이와 함께 사물인터넷(IoT)도 올해 CES의 핵심 축 중의 하나다. CES 2014 개막 기조연설에 나서는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은 사람과 데이터, 사물 간의 네트워킹을 목표로 하는 사물인터넷의 미래 비전을 공유한다.
게리 샤피로 CEA 회장은 “사물인터넷은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면서 “사물인터넷은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보다 더 큰 기회를 조직과 개인, 국가에 선사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시에서도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TV,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자동차와의 결합과 소통이 큰 주제가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을 통해 일상적인 언어로 냉장고, 세탁기, 오븐, 청소기 등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홈챗’(HomeChat) 서비스를 공개한다. 퀄컴 역시 모바일 기기를 통해 TV, 태블릿, 커피포트 등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기술인 ‘올조인’(AllJoyn) 솔루션을 소개한다.
■3D프린팅으로 이런것도 만들어?
지난해 본격적으로 대중화 된 3D프린터 역시 올해 눈 여겨봐야할 전시품목이다. 스트라타시스를 비롯해 3D시스템즈, 메이커봇인더스트리, 스컬프테오 등 9개 기업이 자사 3D프린팅 기술을 소개한다. 올해 3D 프린팅 전시 규모는 지난해 대비 3배로 커졌다. 관련 컨퍼런스도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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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기는 하지만 올해 스마트폰 기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부품과 기반기술이 소개될 예정이다. 퀄컴은 자사 스냅드래곤 시리즈 로드맵을 업데이트 하면서 64비트 컴퓨팅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신제품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도 64비트 기반 엑시노스6를 공개할 전망이다.
CES 기조연설은 참가 기업 가운데 눈에 띄는 기술을 가진 대표기업가를 초대하는 백미다. 올해 CES에서는 아우디와 시스코 외에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신임 CEO,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등이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폴 제이콥스 퀄컴 CEO, 딕 코스톨로 트위터 CEO도 별도 세션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