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2014 경영 키워드 “위기 속 혁신”

일반입력 :2014/01/02 11:41    수정: 2014/01/02 13:32

송주영 기자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리자.”(이건희 삼성 회장)

“임직원 모두가 지금이 위기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구본무 LG 회장)

우리나라 양대 전자업계 회장의 2일 2014 신년사 키워드는 ‘변환’, ‘위기 극복의 의지’였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신경영 20주년’ 이후의 또 다른 변화를, 구본무 회장은 지난해 LG전자 등의 성과를 치하하며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선도상품으로의 성과창출’을 주문했다.

양 그룹은 이날 오전 2014년을 시작하는 신년모임을 개최했다. LG그룹은 오전 8시30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삼성그룹은 오전 11시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올 한해 동안의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건희 회장은 올해를 설명하며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신경영 20년간 글로벌 1등이 된 사업도 있고 제자리 걸음인 사업도 있다”며 “선두 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이어 이 회장은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며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떨쳐 내자”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그룹에 제기된 도전의식, 선도그룹으로의 체질 개선, 신성장동력 확보 등의 경영전략을 이 회장 역시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사업구조의 혁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기술혁신과 함께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성하는 시스템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자고도 덧붙였다.

다만 이 회장은 위기보다는 기회를 더욱 강조했다. 이 회장은 “불황기일수록 기회는 많다”며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자”고 다짐했다.

이어 새해 전망에 대해 “앞으로의 경영 환경은 위기 그 자체”라고 강조하며 “원화 강세와 경기 회복 지연 등 경제 여건은 여전히 어렵고, 선도 기업의 독주는 더욱 심해지고 다른 범주에 속하던 기업과의 경쟁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구본무 LG 회장의 경영 키워드는 ‘위기 돌파’, ‘선도기업으로의 자리매김’이었다. 구 회장은 “앞서 나가던 기업들도 한 순간의 방심으로 인해 기회를 놓치고 아성마저 무너지고 말았다”며 위기 의식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떠한지 냉정하게 짚어봐야 할 것”이라며 “선도 기업과의 격차를 크게 좁히지 못했고 후발 주자들은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추격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 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지금이 위기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역설하고 “이러한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모든 경영 활동을 되짚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LG는 올해 ‘주력사업에서 선도 상품으로 성과 창출’, ‘신사업은 일등 목표로 육성’, ‘고객 최우선, 집요하게 실행하는 문화 정착’,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호흡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등 네 가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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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회장은 “이 정도 만들면 잘 팔릴 것이라는 공급자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 고객의 삶을 바꾸겠다는 신념과 열정을 제품과 서비스에 담으라”며 “감동을 선사해야 하고 앞선 기술, 완벽한 품질은 물론 고객을 사로잡는 마케팅, 유통, 서비스까지 한치의 소홀한이 없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사랑받는 브랜드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 모든 것이 하나가 돼야 비로소 LG가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잡고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