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후보 4인, KT 출신 배제…왜?

관계 2명-업계 2명…16일 최후 1인 결정

일반입력 :2013/12/16 09:36    수정: 2013/12/16 14:49

정윤희 기자

KT 최고경영자(CEO)를 가리기 위한 막판 레이스가 시작됐다. 최종 후보자 1명 자리를 놓고 4명이 각축을 벌인다.

면접심사 대상자로 꼽힌 후보자 4명은 모두 KT 외부 인사다. 게다가 일부 후보들은 청와대와의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알려진 상태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청와대 등 외부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 섞인 시선도 나오는 상황이다.

KT CEO추천위원회는 15일 오후 2시부터 서초사옥에서 후보자 4인을 대상으로 한 면접심사를 실시한다. 심층면접을 진행한 후 이날 오후 늦게 최종 후보자 1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면접대상자 4명은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권오철 전 SK하이닉스 사장, 임주환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다. 앞서 추천위는 1차 스크린을 통과한 23명을 대상으로 지난 14일과 15일 이틀간 회의를 거쳐 후보자 4명을 결정했다.

김동수 전 차관과 임주환 전 원장은 기업경험이 없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또 지난해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를 표명하거나 대선 캠프에 참여하는 등 청와대와의 직간접적인 관련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점이 논란거리다.

김 전 차관은 CEO추천위 회의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업계 안팎에서 유력하게 이름이 언급된 인물이다. 지난 대선 당시 전직 장차관들의 박근혜 후보지지 선언에 동참했었다. 아울러 임 전 원장은 ETRI 원장을 비롯해 한국통신학회 회장,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 등을 거친 통신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선거캠프에 관여했다.

반면 황창규 전 사장, 권오철 전 사장은 통신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쟁쟁한 인사들이지만 광대역 LTE 등 빠르게 변해가는 통신 분야를 이끌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는 평가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했던 황 전 사장은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반도체 전문가다. 그러나 KT 노동조합 등에서는 삼성전자 출신이 CEO가 될 경우 구조조정, 반 노조 경영 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표출한 상태다. 황 전 사장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고향이 같은데다 친밀한 사이로 알려졌다.

권오철 전 사장은 그동안 업계 안팎에서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았던 인물이다. 청와대 측과의 직접적인 연관성도 드러나지 않아 낙하산 논란이 다소 적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일각에서 KT 내부 출신설이 힘을 얻기는 했으나 결국 바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어차피 이전부터 청와대 의중이 KT 내부 인사에 있지 않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의 이러한 우려에 대해 한 CEO추천위원은 “전문성, 경영능력 등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이같이 후보를 압축했다”고 강조했다. 별도의 외부 입김은 없었다는 부정이다.

관련기사

CEO추천위가 내세운 심사기준은 ▲풍부한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 ▲글로벌 경영능력과 사업수행 경험 ▲정보통신기술(ICT) 및 산업 전반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 ▲투철한 기업가 정신과 미래지향적 비전 ▲대규모 조직관리 경험과 강력한 경영혁신 의지 등이다.

앞서 유승희 민주당 의원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KT 새 회장으로 ‘친박’ 낙하산 인사가 선임되는 악순환이 반복돼서는 절대 안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KT 인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