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 줌닷컴을 운영중인 줌인터넷이 내년 브라우저 시장에서 아주 야심만만한 목표를 내걸었다. 두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줌인터넷은 1년간 베타 테스트를 거쳐 스윙 브라우저 정식 버전을 공개했다. 스윙 브라우저는 오픈소스인 크롬 엔진을 사용했기 때문에 크롬 수준의 속도를 내면서도 액티브X를 지원하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별 다른 프로모션을 하지 않은 베타테스트 기간 하루 3만 명 정도가 꾸준히 이용했던 것이 정식 버전 발표 후 두 배 뛰어 하루 이용자는 6만 명으로 늘었다. 웹서핑을 할 땐 크롬, 사파리같은 브라우저를 사용하다가 액티브X가 필요한 사이트에 접속할 땐 인터넷익스플로러(IE)를 따로 사용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번거로움을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스윙 점유율 확대 전략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액티브X 기술이 많이 깔린 국내 웹환경을 한꺼번에 고치는 것보다는 인정할건 인정하고 가겠다는 얘기다.
김명섭 줌인터넷 포털사업본부 본부장은 “국내 웹사이트 중 80% 가량이 액티브X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특히 국내에서 IE점유율이 높다”며 “일정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려면 액티브X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표준기술도 아니고 보안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액티브X 사용을 줄여야할 판에 이를 지원하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액티브X가 문제가 많은 모듈이고 점차 사라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액티브X를 걷어내기는 노력과 별도로 사용자 편의를 위해서 액티브X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사용자 편의라는 측면에서 스윙에 강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줌인터넷은 스윙브라우저가 주력 사업인 포털 줌닷컴과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크롬에 시작페이지로 구글이 설정된 것처럼 스윙에선 줌닷컴이 기본페이지이기 때문에 스윙의 강점이 알려지고 사용자가 늘수록 줌닷컴도 함께 알려지게 된다. 기능적으로 연동도 가능하다.
줌인터넷은 스윙브라우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최소 300만 사용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두 자리 수 점유율을 확보한뒤 크롬에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모회사인 이스트소프트 소프트웨어인 알툴즈를 활용한 프로모션도 시작했다. 알툴즈 제품을 설치할 때 마지막 단계에 스윙브라우저를 써보겠냐고 제안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 사용자를 활용한 방법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브라우저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해서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신경 쓰는 부분은 속도다. 김 본부장은 “크롬과 같은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크롬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같은 엔진을 쓰더라도 최적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에 경쟁 브라우저와 계속 벤치마크 테스트를 실시하며 속도 향상을 위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수 많은 액티브X 모듈을 스윙 브라우저에 맞추는 것도 풀어야할 숙제다. 액티브X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해당 모듈이 스윙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커스터마이징된 모듈을 쓰는 은행 사이트에서 문제가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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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터넷은 문제가 접수 되면 스윙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도 안 될 경우 해당 사이트와 논의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스윙브라우저 이전에도 웹마 등 국산 브라우저가 존재했다. 브라우저는 계속해서 유지보수와 최적화를 통해 안정화해야 하지만 그렇게 할만한 여력이 있는 국내 업체는 없었다. 토종 브라우저의 기반이 없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줌인터넷이 크롬 기술을 활용해 브라우저 시장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개발과 테스트에만 3년 가까운 시간을 쏟아부었다. 2014년 국내 브라우저 시장에서 스윙이 의미있는 변수로 부상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