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음악을 듣는 대신 중간 광고도 들어야 하는 '무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스포티파이도 합류했다. 강력한 경쟁자인 판도라와 애플 아이튠즈 라디오가 먼저 유사한 방식의 상품을 선보인 후다. 미국 주요 음원 사업자들이 모두 모바일 음악 시장에 광고 수익 모델을 도입한 셈이다.
미국 음악 시장서 스트리밍 상품의 비중이 커지면서 사업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씨넷은 최근 스포티파이가 모바일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용자가 특정 가수나 앨범을 선택하면 그 범위에서 무작위로 노래를 틀어주는데, 간간히 광고가 흘러나오는 형태다.
물론 이는 스포티파이에서 판매하는 여러 스트리밍 상품 중 일부일 뿐이다. 한국처럼 돈을 내고 음악을 듣게 한 상품도 있다. 스포티파이는 무료 음원 서비스를 공개함으로써 모바일에서 사용자 저변을 넓히겠단 계획이다. 경쟁자들이 앞서 유사한 상품을 도입했다는 것도 무시하지 못할 이유였을 것이다.
■ 시장 규모 탓, 국내선 광고료로 저작권료 및 시스템 유지 안돼
다만 이같은 무료 음원 서비스는 한동안 미국 시장에 한정된 이야기일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당분간 국내 음원 시장서 이같은 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국내 음원 사업자들은 광고를 상품에 포함, 이용자들에 무료로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사실상 무료 상품 도입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가장 큰 이유는 시장 규모 탓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이용자에 돈을 받든 안 받든 저작권자에 음원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같다. 그러나 인구가 많고 음원 수요가 큰 미국의 경우엔 광고료 단가도 세다. 광고료로 시스템을 유지하고 저작권료를 지불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한국 시장은 이와 비교해 시장 규모가 작다. 오히려 무료 음원 다운로드로 저작권 문제가 일어 한바탕 홍역을 치른 후다. 최근들어 유료 스트리밍 다운로드가 정착되고 있는 상태에서 무료 상품 도입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엠넷닷컴을 운영하는 CJ E&M 측은 광고를 사용한 무료 상품을 출시할 계획은 없다며 무료 서비스를 하면서 광고비로 저작권료를 충당하기엔 수익구조가 맞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스포티파이나 판도라 같은 세계 최대 음원 업체들이 한국 진출 계획이 없는 것도 한 이유다.
국내 음원 시장에서 5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멜론도 같은 입장이다. 멜론 운영사 로엔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직까지 광고를 사용한 무료 상품을 출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스포티파이나 판도라는 국내서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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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드는 중간 중간 광고를 드는 상품이 한국 이용자들에 적합한지 여부도 미지수다. 원하는 곡을 바로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라디오 방식의 서비스도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포티파이 등이 무료 서비스긴 하지만 이용자 선택권을 일부 제한해 약간의 불편함을 준 것이라며 음악을 듣는 중간에 광고를 트는 것이 한국 이용자들이 선호할만한 방식인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