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PC…올해 실패한 기술 톱5

일반입력 :2013/12/11 11:15    수정: 2013/12/12 10:16

누구나 손목에 스마트워치를 차게 될 것으로 보였지만, 휴대폰과 연결된 고가의 전자시계란 인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오바마폰으로 불리던 블랙베리는 회사명을 고치고 사람을 바꿨지만 결국 매각당하는 신세에 몰렸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씨넷TV는 올해 가장 큰 실패를 맛본 기술을 선정하면서 블랙베리, 페이스북홈, 트위터뮤직, 데스크톱PC, 스마트워치를 꼽았다.(관련 영상, 본지 11일자 메가뉴스TV)

IT 신기술이 세상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SNS처럼 모바일과 소셜이란 이름으로 각종 서비스, 제품들이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다.

반면 블랙베리처럼 실패한 사례도 많다. 실패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세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 정상에 올라선 삼성전자도 노키아와 양분하던 휴대폰 시장에서 되살아나는데 적잖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구글 글래스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4K UHD 화질 실감 방송, 사물 인터넷(IoT) 등 향후 새롭게 등장할 IT 기술의 향방도 올해 큰 실패를 맛본 기술로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워치, 애플이 나오면 뭔가 다르겠지”

씨넷TV가 선정한 올해 실패한 기술 5위에 스마트워치가 올랐다.

소니의 스마트워치를 시작으로 페블, 삼성전자 갤럭시기어 등 관련 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반도체 설계 업체인 퀄컴도 스마트워치 시장에 참전했다. 조본, 나이키, 아디다스도 피트니스 기능을 부각시킨 유사 제품으로 시장을 이끌려고 했다.

스마트워치는 그럼에도 여전히 소비자의 지갑을 열지 못하는 상품군이라는 평가다.

씨넷TV는 “사람들은 여전히 애플이 멋지게 만들어 주길 원한다”며 “아이워치가 나와야 할 상황”이라고 평했다. 지금의 스마트워치를 넘어설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데스크톱PC의 끝없는 추락

PC 시장이 태블릿에 잠식당하고 있다는 몇 년간의 뉴스다. 결국 노트북 출하량을 넘어섰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런 가운데 여전히 힘을 내지 못하는 데스크톱PC다.

지속적인 하락세에도 유독 올해 실패한 기술 4위에 데스크톱PC가 꼽힌 이유는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운영체제(OS) 윈도8이 나왔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태블릿처럼 IT 생태계를 뒤흔드는 모바일 기기의 터치 입력을 데스크톱PC에도 가져오려고 한 시도였다.

이에 전통적인 책상 위 PC를 벗어나 하이브리드 방식의 형태, 새로운 컴퓨팅 방식, 진보된 프로세스 성능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연초만 하더라도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실패로 끝났다. 최근 한 시장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미국 시장에서 데스크톱PC 판매 점유율 1위를 애플이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 전통적인 PC 강자인 HP와 델은 내리막길을 벗어나지 못했다.

■트위터 뮤직, 그런 게 있었구나

SNS 시장을 열어젖힌 트위터. 140자의 단문으로 새로운 사회 관계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 여겨졌다. 페이스북과 같은 경쟁자를 만나기도 했지만 트위터는 결코 적지 않은 영향력을 과시했다.

지난 4월, 트위터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트위터 뮤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아이튠즈나 판도라와 같은 음악 서비스 시장에 거물이 등장했다며 시장이 요동칠 것이란 외신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반년 이상이 지난 지금, 그 어떤 영향도 없었다고 씨넷TV는 지적했다.

나아가 “트위터의 기업공개(IPO) 이후 지금 누가 기억이나 하냐”며 조롱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이 휩쓸겠다던 안드로이드 런처 시장은?

지난 6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한국을 방문해 신종균 삼성전자 IM 사장을 만날 때 한국 언론은 물론 전세계가 주목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최강자가 페이스북홈을 탑재한 페이스북폰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예상 때문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페이스북폰이 새로운 스마트폰의 트렌드가 될 것이란 예상이 쏟아져 나왔다.

페이스북폰이란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던 HTC의 ‘퍼스트’는 올해가 끝나가는 시점에 어떤 주목도 받지 못하는 스마트폰으로 남았다.

■블랙베리, 어쩌다가

단연 올해 가장 큰 실패를 겪은 IT 기술은 블랙베리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틈바구니 속에서도 블랙베리는 굳건했다.

보안이 우월하며 쿼티(QWERTY) 자판으로 이메일 작성이 자유롭다는 점이 주된 장점으로 꼽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용하는 휴대폰이란 명성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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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했던 과거와 달리 블랙베리는 결국 사업 포기 단계에 이르렀다. 씨넷TV는 이제 남아있는 직원의 사기도 떨어져 버렸다며 다시 일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림(리서치 인 모션, RIM)이란 첫 사명은 잃어버렸고, 회사는 매각됐다. 블랙베리 메신저(BBM)이란 메신저 서비스만 가까스로 살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