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혁신 위해서 로컬 킹(지역별 메이저 제조사) 간 연합을 도모할 겁니다. 이미 인도네시아 등 몇몇 업체와 이야기 중입니다. 유통 업체와의 협업까지 더해진다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10일 신제품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이홍선 삼보컴퓨터 대표는 지역별 메이저 제조사인 로컬 킹 업체들간 연합 체제를 구축해 공동으로 혁신을 추구, 삼성전자나 애플과 같은 대형 업체와의 경쟁에서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 대표가 직접 소개한 신제품은 70인치 대형 모니터 빅디스플레이70으로, 거실 공간에서 TV수신기나 PC, 게임콘솔 등과 연결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일종의 거실용 플랫폼이다. 샤프 LCD 패널을 적용해 폭스콘 공장에서 제조한 이 제품에 대해 이 대표는 솔직하게 “그렇게 많이 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 도발적인 발언에 대해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는데 주력한다”는 의미라고 부연 설명했다. 삼보컴퓨터는 객관적으로 삼성전자나 애플과 같은 대규모 업체와의 정면 승부로는 이기기 어렵다. 따라서 직접적인 경쟁을 하기보다 틈새 시장을 통한 차별화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그는 판매량 목표를 ‘월 1천대’ 수준으로 잡았다. 나아가 내년 여름에 열릴 브라질월드컵 시기까지 4천~5천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가격을 279만원으로 크게 낮춰 삼보컴퓨터의 마진을 줄이고,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대신 설치 기사가 방문해 모든 세팅을 해줄뿐더러 TV수신기가 없는 가정에는 이를 무상으로 제공하기까지 한다. 또 무상보증기간을 2년간 제공하는데, 모니터 제품 평균 보증기간이 1년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이 대표는 향후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현재 개발 중인 모듈 형태의 컴퓨팅 신제품을 살짝 공개하며 “앞으로 들고 다니는 PC 시대에 맞춰 슬롯에 끼우면 바로 사용하던 PC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 중에 있으며, 이를 전략 제품으로 키울 것”이라며 “미국 최대 유통업체와 해당 제품 현재 공급 논의 중에 있으며, 화면 크기를 점점 키워나가는 한편 로컬 킹 업체들과의 연합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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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컴퓨터는 데스크톱PC가 주류를 이루던 시절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하던 박찬호를 광고 모델로 섭외하고 구입 2년 후 무상으로 PC 성능을 업그레이드해주는 ‘체인지업’ 제품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야구에서 체인지업은 느린 변화구라서 잘 던지면 위력적인 공이 되지만, 조금만 밋밋하게 던져도 배팅볼처럼 약해 상대 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하기 쉽다. 박찬호는 은퇴했지만 삼보컴퓨터는 은퇴할 수 없다. 삼보컴퓨터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행보가 어떤 종류의 체인지업이 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