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3 ‘배불뚝이 배터리’ 체험기

1년 무상 교환 수요 증가에 삼성 골머리

일반입력 :2013/12/09 10:07    수정: 2013/12/10 18:07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S3의 ‘배불뚝이 배터리’는 예상보다 쉽게 구해졌다. 사용기간 1년 정도 지난 이랜텍(삼성전자 협력사) 제품으로 범위를 좁히면 배가 볼록한 배터리가 흔히 보인다. 삼성전자를 곤혹스럽게 만든 문제작들이다.

부푼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위에서 넓은 면(정면)을 내려다보면 정상과 부푼 것이 쉽게 구분 안 된다. 흔히 말하는 ‘D라인’까지는 아니다.

■배터리가 흔들…이미 수명 말기

문제의 부분은 평평한 곳에 배터리를 놓았을 때 측면에 나타난다. 손가락으로 한 쪽 면을 누르면 다른 면이 시소처럼 올라간다. 가운데가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정상 배터리의 경우 평면이기에 평면 바닥에서 흔들거릴 이유가 없다. 정상과 부푼 배터리를 같이 놓고 보면 확연이 다름이 보인다. 부푼 배터리를 넣은 충전 거치대는 뚜껑이 완전히 닫히지 않는다. 부풀어 오를수록 뚜껑의 틈이 커진다. 마치 배터리 크기가 거치대에 처음부터 맞지 않았던 것처럼 보인다.

기술 업계에서는 이 현상을 ‘스웰링(swelling·부풀어 오름)’이라고 부른다. 수명이 말기에 도달한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전해액이 기화하며 발생한다.

갤럭시S3 배터리를 납품하는 삼성전자 협력사는 이랜텍과 엔피텍 등이며, 스웰링 문제는 이랜텍 배터리에만 발생했다.

이랜텍은 이 배터리를 일본에서 수입, 조립해왔다. 제조 과정에서 공기 중 미세 습기가 들어갔고, 스웰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삼성전자 설명이다.

삼성전자 측은 “리튬 이온 배터리는 수명을 다하면 용량이 감소하는 소모성 제품이다. 수명 말기에 스웰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명했지만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시간이 지나도 부풀지 않고 멀쩡한 배터리가 상당수이기에 당연한 불만이다.

어쨌든 고객 불만 목소리가 커지자 삼성전자는 배터리 무상교체(11월11일)에 나섰고, 기존 6개월이었던 사후서비스(AS) 기간을 1년으로 늘렸다(11월27일).

■재고 없는 센터도, 구매가 2만3천원

부푼 배터리를 갖고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직접 방문했다. 본사에서 적극 대응에 나섰기 때문인지 서비스센터도 특별히 신경쓰는 모습이다.

재고만 있으면 교환 과정은 신속하다. 직원이 스웰링 여부를 눈으로 확인, 포장된 새 배터리를 준다. 판매가 2만3천원이 표시돼있다. 교환 배터리는 전부 엔피텍 제품이다. 한 서비스센터 직원은 “배터리 스웰링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을 면밀히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고객마다 다른 배터리 사용 방법에 따라 수명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서비스센터 방문 전 전화로 배터리 재고가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재고가 없는 곳들이 많아 헛걸음하는 경우가 종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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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한 센터에 배터리 재고가 없으면 예약을 해놓고 돌아가 전화를 기다리거나 다른 센터를 찾아야 한다. 기자의 경우 서울 시내서 두 번째 방문한 센터에 배터리 재고가 있었다.

지난 10월~11월 삼성전자가 고객에게 교환해 준 갤럭시S3 배터리 물량은 5천개가 넘는다. 어느 정도일지 예측이 어려운 교환 수요를 위해 대량 생산에 나서기도 어렵다. 삼성전자의 배터리 고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