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中 총공세, 삼성 수성 어떻게?

애플-차이나모바일 맞손…지각변동 예고

일반입력 :2013/12/06 09:22    수정: 2013/12/06 19:10

김태정 기자

‘3분기 일본 점유율, 아이폰 76% - 갤럭시 8%, (칸타르 월드페널 조사)’

삼성전자의 일본 악몽이 중국에서 재현될 위기다. 애플이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을 우군으로 결국 영입했다.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어디까지 늘어날지 예측이 어렵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이달 말부터 중국에 아이폰을 공급할 계획이다. 양사가 계약서에 이미 서명했다.

■삼성 1위, 애플 7위…예고편에 불과했다

최근까지 성적만 보면 중국에서 애플은 삼성전자의 상대로 부족하다.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가 수년째 삼성전자의 몫, 애플은 5위권 진입도 어려운 ‘약자’였다.

가트너 보고에서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1%로 애플(6%) 3배가 넘는다. 문제는 애플이 차이나모바일과 손잡은 이제부터다. 차이나모바일은 가입자 수 7억명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통신 공룡이다. 미 버라이즌 대비 7배에 달하는 가입자 규모다.

이 때문에 업계는 차이나모바일 없이 벌인 중국 내 애플 장사를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본다.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 그간 삼성전자의 1위 기록은 ‘무주공산’에서 이뤄낸 결과라는 설명이다.

미즈호증권의 애널리스트 마빈 로는 “차이나모바일이 중국 부유층을 기반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차이나모바일 가입자의 10% 정도가 아이폰의 잠재 고객”이라고 말했다.

이 수치를 단순 대입하면 가입자 7천만명이 일단 아이폰 고객으로 돌아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이폰 日 장악…삼성 배수의 진

이 같은 중국 상황은 일본을 자연스럽게 연상케 한다. 애플이 현지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와 손잡고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NTT도코모와 계약 전 애플의 일본 점유율은 신제품 출시 뒤 몇 달 상위권, 이후에는 하위권에 머무르는 추이를 수년 반복했다. 그만큼 1위 사업자와의 계약 효과가 막대하다는 뜻이다. 가정이지만, 1위 사업자를 업은 일본의 아이폰 돌풍이 중국에서도 이어진다면? 삼성전자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일본 패권을 내준 충격도 아직 상당하기에 2연타는 어떻게든 피하려는 삼성전자다.

게다가 중국은 3분기 기준 스마트폰 판매량이 8천만대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여기서 밀리면 글로벌 점유율도 확 떨어진다. 3분기 기준 삼성전자 30%, 애플 12% 정도인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구도가 지각 변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물론, 삼성전자도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배수의 진을 쳤다. 고급형과 보급형 라인업 모두 강화해 신제품을 쏟아내며, 마케팅 역시 총력전이다.

연말 인사에서도 삼성전자의 중국 전력 강화 의지가 드러났다. 무선 분야에서 중국 영업을 담당해 온 이진중 전무의 경우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북경연구소장 겸 중국 휴대폰 영업담당 왕통 전무도 부사장 직함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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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對) 애플 전선의 최전방으로 떠올랐기에 현지 인력들의 위상과 책임이 더 커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은 피처폰 시절부터 삼성전자가 모바일 1위를 지켜온 거대 시장”이라며 “경쟁 우위를 지키기 위해 현지 이동통신사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