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는데 쓸만한 사람은 많지 않다보니 관련 기업들 사이에서 사람 구하기가 화두로 떠올랐다. 누가 제대로된 선수인지를 구분하는 안목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5일 현재 정부는 빅데이터 전문인력을 일단 많이 육성하자는 입장이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각각의 조직마다 상황에 다른만큼, 인위적인 육성 정책은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국내 기업 환경에선 기술 빅데이터를 활용하기전에,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맞는 인식과 업무 체계부터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국내 한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전문업체 연구소장은 데이터기반 의사 결정을 위한 선결 과제는 빅데이터가 아니라 조직에서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그걸 대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외부에서 사람을 뽑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 전략'을 세우는 일이다. 진행 시기별로 의사결정에 끌어올 데이터를 수집, 저장, 분석, 시각화하는데 자원을 얼마나 투입하고 어떤 업무에 적용해 나갈 것인지, 그에 따라 조직내 정보 흐름과 의사결정 체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구체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둡과 관련 기술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지원하는 전문업체 그루터의 권영길 대표는 조직내 데이터 흐름을 볼 수 있는 체계가 없어 스스로 어떤 데이터를 갖고 있는지도 파악이 안 되는 기업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데이터과학자를 비롯한 전문인력이 필요해지는 시점은 회사가 어떤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어떤 데이터를 갖고 있는지, 빅데이터를 어떻게 다룰지 파악한 뒤 그걸 다룰 역량이 있는 전문가를 부릴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얼핏 전략이 먼저고 외부 전문가 수혈은 그 다음이란 얘기처럼 들리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권 대표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은 처음 만든 걸로 끝나지 않고) 데이터 분석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플랫폼 구축 이후 사람을 동원한다는 시나리오가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도 인력의 전문성을 중시한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4일(현지시각) '빅데이터 업무에 알맞은 능력'이라는 보도를 통해, 전문가를 만들기 전에 기업들이 제대로 된 빅데이터 도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업들이 빅데이터 대응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채용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능력과 그 회사가 조직에 갖추고 있는 기술 플랫폼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문제의 중심에 데이터 가공과 분석을 맡을 '데이터과학자'들이 있다.
이를 지적한 인물은 통계 소프트웨어 업체 레볼루션애널리틱스의 데이터과학자 겸 기업마케팅 부사장인 데이비드 스미스다. 기업이 당장 원하는 전문인력과 채용시 확보할 수 있는 능력에 괴리가 크다는게 그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다. 이것은 레볼루션애널리틱스가 분석언어 R을 전문으로 다루기 때문에 나온 의견일 수도 있다.
이와 별개로 스미스 부사장은 기업들이 데이터과학자들에게 성공을 위한 목표를 제시해줄 수 없는 전략을 세웠다면 데이터과학 분야에 투자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기업들은 여러 환경에서 정보의 흐름을 포착할 수 있는 플랫폼과 목적이 분명한 계획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데이터과학자의 업무에는 일반적인 통계 전문가와 달리 해당 조직의 산업적 특성이나 의사결정 방식에 대해서도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포브스는 기업들이 말하는 빅데이터 업무 역량에는 정보와 기술의 조화, 통계와 수학같은 분석 그리고 주제별 전문가로서의 지식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헬스케어 분석업체 IMS헬스의 기술서비스운영 담당 수석부사장(SVP) 사티 시안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려면 정보과학자 또는 데이터과학자가 시도와 실패 과정을 통해 얻은 데이터에서 충분한 사업적, 분야별 지식을 추출해 자기 것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불어 고성능컴퓨팅 환경을 활용하는 기술력과 수학, 연산 소프트웨어로 수천가지 데이터 구성요소에서 의미있는 관계를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국내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기관이자 재단법인인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에서 내년부터 시범 운영할 빅데이터 전문인력 자격시험을 준비 중이다. 이달안에 이뤄질 공식 발표에 앞서 미래부 담당 공무원들이 해당 계획을 대략적으로만 언급하고 다니면서 시행계획 자체에 대한 의구심과 불만이 쌓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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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국DB진흥원 관계자는 우려하는 부분들이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며 시행계획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해 시험의 목적과 대상이나 운영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을 알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자격시험은 현업에서 실무능력을 입증해주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 미래부의 졸속적이고 숫자에 치중한 빅데이터 인력양성 계획에 이용될 것이란 우려, 검증 내용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술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할 거란 전망, 현업 소프트웨어(SW) 개발자들에게 또다른 임금 산정용 자격증으로 전락할 것이란 비판 등의 대상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