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분석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플라이 블라인드'(Fly Blind)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앞이 안 보이는 채로 비행한다는 것이데, 비즈니스에선 데이터 분석 보단 단순히 직관에 의존해 업무을 처리하는 걸 뜻한다.
좋은 시나리오 작가와 유명 배우들 그리고 훌륭한 감독을 선정해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든 다음, 충분한 시장조사와 사전 분석 없이 대박을 기대하면서 전 세계에 상영하는 것과 비슷하다 할 수 있다.
반면 빅데이터 분석은 주로 TV 시트콤에 비유된다. 시트콤은 시청자들의 피드백에 따라 시나리오나 인물 캐릭터가 변화한다. 매회 시청률 등을 분석해서 다음 회에 반영하는 방식이 쓰인다. 이게 바로 분석적인 접근이다.
처음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할 때 주요 목적은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었다. 하지만 빅데이터 분석의 진정한 가치는 스마트한 의사결정, 성능 향상 그리고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다.
이러한 빅데이터 분석의 가치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분석의 KPI를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
단순히 전체 고객 수, 월 매출만으로 스마트한 의사결정이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린 어낼리틱스(Lean Analytics)의 저자인 알리스테어 크롤(Alistair Croll)은 "행동 방식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나쁜 통계"라고 했다. 그는 비즈니스 사업 영역에 따라 각 단계별로 KPI를 적절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바일 앱 비즈니스를 예로 들어보자.
초기 확장 단계에서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전략이 KPI가 되어야 한다. 이에 앱 다운로드 수나 고객 획득 비용(CAC)와 같은 지표를 KPI로 설정하고 사업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수익 단계에선 다르다. 단순히 사용자만 늘어나는 것 보다는 비용 대비 수익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 지표가 되어야 한다. 고객 당 평균 매출(APRU)나 고객 생애 가치(LTV)와 같은 것을 KPI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고객 획득 비용과 고객 당 평균 매출를 비교할 필요도 있다.
매출을 올려야 하는 시점에서 고객 획득 비용이 고객당 매출보다 높다면 반드시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KPI 설정을 통한 분석이 IT 관련 사업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 주변에 한 중국 식당을 예로 들어보자. 이 식당은 원래 퓨전 중국 음식점으로 시작했다가 최근 전통 중국 음식점으로 색깔을 바꿨다. 주인 이야기로는 고객들이 퓨전 중국 음식을 낯설어해서 그랬다는데 며칠 전 가보니 오히려 이전보다 고객의 수가 줄어든 것을 볼 수 있었다.
주인은 과연 어떤 분석을 기반으로 그러한 결정을 했을까? 단순히 몇몇 아는 사람들의 평가만 듣고, 결정을 해버린건 아닐까?
관련기사
- SKT 빅데이터 기반 NMS 뭐가 달라졌나2013.12.05
- 기업들이 빅데이터 제대로 못쓰는 이유2013.12.05
- 빅데이터와 소셜미디어로 주가 예측하면?2013.12.05
- 빅데이터 실시간 처리, 오픈소스 '에스퍼' 주목하라2013.12.05
개인적으로는 퓨전 메뉴와 전통 메뉴를 놓고 A/B 테스트를 진행한뒤 각각의 매출 분석을 하고 의사결정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다면 실내 인테리어부터 바꾸는 잘못된 판단으로 비용을 낭비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제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고 촉진하고자 한다면, 분석의 KPI를 현재 상황에 따라 정확하게 설정하고 확인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